약사공론

경남

2017.09.25 (월)

전국지부 11곳, 약사사회 최대 난제는 '면대'

의약담합-카운터-조제료 할인 등도 골머리

[기획탐사보도] 약사사회의 자율정화사업①
약사사회는 언제나 그렇듯 올해도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화상투약기와 편의점판매약 품목확대, 처방대상 동물약 품목확대 추진 등 정부의 반약사정책은 물론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도 그렇다. 약사가 없어져도 되는 세상, 약사 직능이 외면당하는 세상이 부지불식간 우리 곁에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약사사회가 도덕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 지부장을 통해 자정사업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면대약국 척결, 제일 힘들다
②자율정화 어려운 이유들
③자율정화에 성공한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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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기업정책을 펴온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래 약사사회는 적잖이 위축됐다. 의약품이 편의점으로 나갔고 이제는 그 품목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의약품 투약의 대원칙인 약사 대면투약을 무시한 화상투약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 여론 잡으려면 도덕성 먼저 갖춰라

이처럼 약사사회를 억압하는 세상을 향해 반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정책 방향이 약사에게 우호적으로 다가올 리 없다. 특히 이의 전제는 전문직으로서의 윤리성 및 도덕성 확보다.

전국 16개 시도지부장들도 이에 동의한다. 약사사회의 인식 개선과 변혁, 윤리의식의 고취가 전제되지 않는 한 국민과 여론은 약사들로부터 점점 멀어질 것이란 말이다.

약사공론은 전국 16개 시도지부장을 대상으로 약국자율정화사업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고 입장을 들어봤다.

약국자정사업 중 ‘면대 퇴출’ 가장 어려워

◇자율정화사업중 가장 어려운 항목은?

16개 지부장 중 11개 지부장이 면대약국 및 네트워크약국의 척결이 약국자정사업중 가장 어렵다고 답변했다. 70%에 가까운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대구, 대전, 울산, 인천, 강원, 경기, 충북, 전북, 전남, 제주 등이다.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면대약국 척결이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같은 인식은 분회급 약사회도 대동소이할 것으로 짐작된다. 면대약국 문제는 어차피 분회 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지부 또는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해결돼야 한다.

따라서 분회가 면대의심약국을 지부에 제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일선 분회의 상당수도 면대약국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누가 면대인지 다 안다" 문제는 '증거 확보'

면대척결이 어려운 이유는 증거 확보다. 고령의 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실제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의약품을 판매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어도 심증은 있지만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약사회가 개입하기 쉽지 않은 이유도 그렇다. 면대약국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계좌추적을 통해 실제 자금이 누구에게 흘러 들어가는지, 누가 의약품 대금을 결제하는지, 누가 실제 경영을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는 검찰이나 경찰의 조사단계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관할보건소도 직접 면허대여 사실을 조사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우회적으로 무자격자 판매 등을 조사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예전에는 면대약사 이름으로 개설하고 요양급여비 통장의 관리와 전반적인 약국관리는 면대업주가 했지만 지금은 다른 양상이다.

면대업주는 베일 뒤에 숨어 있고 개설자인 면대약사의 명의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다보니 지역약사회에서 면대약국을 적발하고 고발까지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A지부장은 "옆에서 보면 면허대여 가능성이 높아도 막상 고발해서 확인해보면 면대약국이 아닌 경우도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B지부장도 "면대약국은 굉장히 교묘하기 때문에 내부자고발이 있어야 한다”면서 “막상 검찰까지 가도 처벌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면대약국으로 적발된 인천 길병원 한 약국.
면대약국의 진화? 1약사 다약국, 1업주 다약국

전국 지부장들이 난제로 꼽은 면대약국 척결은 앞으로도 쉬워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더욱 교묘한 방식을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 종로에서 생활한 카운터가 자본을 모아 면대업주로 진화했다는 말은 차라리 정직한 편에 속한다.

지금은 1약사 다약국, 1업주 다약국 등의 형태를 띠고 있는 곳도 발견되고 있다.

현행 약사법에는 1명의 약사가 1개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1개소의 약국을 개설한 약사가 2곳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에 관여하는 사례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발생했던 네트워크약국이 대표적이다. A약사는 이미 인천 서구에서 C약국을 개설한 상태에서 남동구 J약국, 서구 G약국, 부평구 S약국, 경기도 고양시 C약국 등에 추가적으로 개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한약사회는 이에 대해 불법 면대약국으로 판단, 인천지검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강원도 춘천의 경우 1명의 면대업주가 3개의 약국을 개설한 혐의로 경찰조사에 이어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도매상 사장 출신으로 알려진 B씨는 지난 2012년 C약국을 개설한데 이어 2014년에는 동일지역에 K약국을, 2015년에는 원주지역에 W약국을 개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지부장은 "사실 면대약국과 네트워크약국 등은 지부 단위에서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법적으로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분업훼손-전문 카운터 등도 문제”

면대약국 척결을 가장 힘겨운 항목으로 꼽은 지부장들 외에 나머지 5명의 지부장들은 △약국개설과 의약담합 등 의약분업 훼손(광주, 경남) △전문 카운터 척결(부산) △조제료 할인(충남) △일반약 난매(경북)를 꼽았다.

의약담합의 경우 합법적 테두리내에서 이뤄지는 구조적인 형태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정 의료기관이 특정약국으로 처방전을 유도하는 형태부터 층약국 등 거리상 문제, 의료기관의 부지 판매 후 약국개설 등 다양하다.

일선 회원들이 이같은 문제를 제기해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는 것이다.

2016년 2월1일 창원경상대병원이 약국 3곳에 대해 입찰공고를 내면서 불거진 '병원내 약국개설' 문제는 경남지부 뿐 아니라 전체 약사사회에 공분을 일으켰다. 약사사회의 반발로 아직까지 병원내 약국입찰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경남지부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도매가 충남 천안단국대병원의 복지관 건물을 매입해 약국을 합법적으로 임대해주려는 움직임도 약사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무자격자 판매와 조제료 할인, 무상드링크 제공 및 일반약 난매는 지역적 특성과 맞물려 있으며, 약국의 대표적인 불법 종합세트라고 볼 수 있다. 조제료 할인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약국에서는 일반약 난매와 무상드링크 제공 등의 행태에 이어 전문카운터들이 활개 치는 사례가 많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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