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7.11.21 (화)

전문약, 광고와 정보제공 모호한 경계..."혼란만 더 생겼다"

식약처 "내용 가공은 광고…제품정보 노출 확대" vs 업계 "현실 몰라…영업 난항"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등의 협의체가 만든 '의약품 광고 및 전문의약품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가운데 제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가 열렸지만 정작 업계 실무자들은 '더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식약처는 원문 등 명확한 출처가 아닌 경우, 연구 원문 등을 임의로 가공했을 경우 광고에 들어간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규제 강화가 아니냐며 '식약처가 현실과 동떨어진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새 가이드라인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지난 2월 발표된 의약품 광고 및 전문의약품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에 대한 향후 심사 방향 및 제약업계 실무자들의 질의에 답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약 광고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큰 움직임이 없었으나 전문의약품의 정보제공 분야에는 유난히 질문이 많았다.

△"요약 브로슈어 없애야 하느냐" 질문에 "네"

이날 질의를 맡은 식약처 김춘래 의약품총괄관리과장(아랫쪽 사진)에 따르면 정보제공을 명분으로 요약 내용을 담은 브로슈어 등의 출판물은 사실상 광고의 영역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과장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정보제공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공개된 연구 결과 등은 인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정보제공 홈페이지 첫 화면에 배너 등으로 게시해 제품 노출에 활용하거나 특정 부분을 요약하는 경우, 허가 신청 당시 사용됐으나 정작 적응증 허가에는 들어가지 않은 내용 등을 홍보하는 것은 사실상 광고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더불어 이를 약사 및 의사 등에게 배포해 홍보에 사용하는 경우는 사실상 '특정약품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광고 목적의 유인물로 봐야한다는 것이 김 과장의 설명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끝없이 질의를 던졌다. 특히 한 참석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렇다면 기존 연구자료를 요약 정리하는 브로슈어도 없애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과장은 이에 "네"라고 답했고 장내에 있던 제약사 관계자들은 일제히 장탄식했다. 김 과장은 이어 "브로슈어는 100% 광고다. 브로슈어를 정보제공으로 본다면 다른 모든 내용이 정보제공이 아닌 것이 어디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가이드라인은 업계 관계자들과 1년간 논의한 사항이다. 업계가 만약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 이야기가 있었지 않겠느냐"며 "전문약 정보제공 등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광고와 정보제공을) 다르게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올바른 사례를 만드는 것은 제약업계"라고 노력을 당부했다.

△식약처 '제약사 범위 확장' vs 업계 '현실 모르는 소리'

그러나 업계의 질의는 이어졌다. 업계가 생각했던 규제 완화보다는 강화에 가깝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김 과장은 이같은 반응에 "(제약사 관계자들이) 전문약 정보제공을 금지사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금지됐던 것에 대해 정보제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정확한 정보제공을 광고의 영역으로 보지 않겠다는 가이드라인이다. 이를 (규제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제약사 관계자들은) 브로셔로 광고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외부에서 보았을 때 (유인물 등을) 광고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유인물이 필요하다면 정당한 형태의 필요성을 식약처에 어필해달라"고 강조했다.

즉 소비자 및 약사, 의사 등의 외부적 관점으로 봐야 하는 것이 옳다. 약을 사용하는 사람은 제약사 관계자가 아닌 약을 먹는 환자와 이를 처방하는 의사, 약을 지도하는 약사이기 때문이다. 즉 업계 관점이 아닌 일반인이 광고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입증되어야 '설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광고가 불가능했던 전문의약품 분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정보를 취합한 사람이 해당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나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회 이후까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식약처의 조치가) 더욱 큰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광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약사들의 광고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실무자들은 오히려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제약사 영업에 대한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현업에 바쁜 사람들이 과연 해당 정보를 모두 읽고 약의 좋음과 나쁨을 파악하겠느냐. 브로슈어 등을 제공하는 것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인데 이를 광고로 규제하면 영업사원의 영업은 어찌하라는 것이냐"며 "마케팅 담당도 어떤 홍보를 해야 할지 더욱 복잡해지는데 이런 식이라면 영업은 불가능에 가까워지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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