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7.11.24 (금)

4차 산업혁명 '포노 사피엔스' 시대 약국도 대비해야

[창간 49주년 특집]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최재붕 교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실감하는 이유는 강도 높은 위기감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위기감의 본질은 급격한 시장 생태계의 변화인데 그 원인은 스마트폰 등장으로 인한 인류의 급격한 변화다. 2007년 스티브 잡스에 의해 탄생한 아이폰은 인류의 문화 자체를 바꾸고 있다. 암기해야했던 모든 지식과 정보는 신체의 일부로 부착된 스마트폰이 모두 저장하고 검색해 지원하고 일상의 업무적인 영역은 물론 감성적인 부분까지 나를 완성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인류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들고 호모 사피엔스에서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즉 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신인류로 급속히 진화해버렸다. 그리고 이들의 변화는 즉각적인 시장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5대 기업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이다. 자본시장 역사상 IT기업들이 1위에서 5위까지를 석권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모두가 포노 사피엔스의 선택을 통해 폭발적 성장을 만들어낸 기업들이다. 소비중심 시장 생태계에서는 물건을 만드는 제조기업, 이를 판매하는 유통기업,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광고기업, 대중의 시간을 지배하는 미디어기업, 이를 지원하는 금융기업 등이 정교한 시스템으로 형성되어 있었는데 소위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이라고 불리는 신산업의 리더 기업들은 이러한 기존 생태계를 붕괴시키며 자본시장의 최고 리딩 기업들이 되었다. 세계 1~5위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무려 3,300조원(2017. 5.25 기준). 그사이 아시아의 탑 3기업도 포노 사피멘스 마켓의 리딩기업인 텐센트(377조), 알리바바(342조), 삼성전자(335조)가 되었다. 글로벌 탑 5 와 아시아 탑 3에 쌓인 4,300조의 자본은 기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혁신 신산업 기업들의 발전을 위해 투자되고 있다. 거대한 자본의 힘이 결국 시장의 혁명적 변화를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버는 기존의 택시회사를 붕괴시키고 80조 가치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이를 그대로 모방한 중국기업 디디추싱도 이미 56조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금융기업도 핀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알리바바, 텐센트가 어느 덧 자리잡게 되었다. 미디어산업도 전면 재편중이다. 시청자를 잃어버린 지상파 방송사들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M&A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중이다. 올해 미국 기업들간의 M&A 최고의 화두는 타임워너 미디어그룹과 최대의 통신사 AT&T의 합병이다.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으로 이미 글로벌시장은 혁명의 한복판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이들의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소비패턴, 새로운 선택은 시장의 생태계를 급속히 바꾸고 있다. 거대한 자본이라는 실질적 힘을 바탕으로.

그렇다면 의약산업은 이들로 인해 어떻게 변화할까?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는 증가하고 건강보험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싶은 인류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감기 증상이 보이면 병원에 가서 인공지능 의사에게 검진을 받고 스마트폰에 처방전을 받는다. 병원 앞에 설치된 인공지능 복약 조제 로봇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스캔하면 3일치 약이 포장되어 나온다. 복약시 주의 사항과 부작용등은 스마트폰이 상세하게 읽어준다. 이러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건강보험료는 기존 대비 1/5에 불과하고 과거대비 부작용은 훨씬 더 줄어든다. 이런 변화를 어떤 명분으로 계속 거부할 수 있을까? 더구나 미국과 중국에서 이를 이미 시행해서 효과를 보고 있다면 말이다. 우버의 스토리는 곧 의사와 약사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이미 시장은 포노 사피엔스들의 선택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출발점은 신인류의 도래와 그들의 선택이 만들 미래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나를 위험에 빠트린다고 해도 새로운 세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류 문명의 교체는 항상 그렇게 앞으로만 전진해왔기 때문이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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