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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1 (목)

예스킨

환자안전사고 30%는 '의약품' 때문…해결책은 무엇일까

"제도 등 '큰차원' 해결책 나와야"…약사 참여위한 인식개선·지원 필요


국내 환자안전사고 중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유형은 낙상이다. 하지만 그 뒤를 차지하는 사고가 약물로 인한 것이라고는 의약계에서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그만큼 의약품으로 인한 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난다. 이런 가운데 환자안전법을 중심으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이 열렸다.

한국FDC법제학회는 지난 3일 '4차산업혁명기 헬스케어산업을 선도하는 규제과학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에는 의약계의 이슈 중 하나인 '환자안전법'과 의약품과의 연관성, 환자안전을 위한 약료서비스와 개선책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이날 나온 연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뭉쳐봤다.


약물 초래 환자안전사고 10건 중 3건…"제도로 풀어야"

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맹호영 사회정책본부장에 따르면 2017년 12월말 기준 전체 환자안전사고 4427건 중 약물 오류가 무려 1282건(29.0%)를 차지할 정도로 약물에 따른 환자안전 위기가 오고 있는 상황이다. 즉 입원뿐만 아니라 외래에서도 환자안전사고의 위험성은 상주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중 가장 많은 곳은 처방오류로 531건, 41.4% 수준이었으며 조제오류가 257건, 투약오류가 440건, 의약품 부작용 등이 54건이었다. 이같은 약화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요구된다.

먼저 포장이나 상품명이 비슷한 의약품을 확인해 조제실수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맹 본부장은 "앞으로의 의료가 환자 중심으로 시각이 바뀌는 가운데 환자안전의 교훈은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계와 제도로 풀어야 한다"며 "선진국일수록 의료제공자와 환자가 서로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건강한 생테계를 만드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어 "미스를 막기위한 당사자들의 논의와 더불어 협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서로간의 공감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환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의료의 질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한다"며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맹호영 본부장, 김수경 선임연구위원, 김정미 원장, 변길영 본부장

의약품 안전 위해 '약사 참여 필요'…수가·제도 지원 등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김수경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환자안전법 내 의약품 관리에 대한 부족한 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렸다. 실제 환자안전법이 생기게 된 계기는 지난 2010년 빈크리스틴 투약 오류로 인한 사고로 지금에 다다르게 됐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약품 안전유지가 곧 환자 안전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에 따르면 2015년 환자안전법이 공표되고 2016년 7월부터 본격시행됐다. 해당 법안에는 환자안전을 위한 국가와 지자체 및 보건기관의 의무가 담겨 있고 환자안전종합계획과 더불어 국가환자안전위원회와 안전사고 자율보고 및 학습시스템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 시행령과 시행규칙 안에는 범위와 환자안전지표 등 환자의 사고를 막기 위한 실무적 매뉴얼이 들어있다.

그러나 아직 해당 법안에 대한 미비점이 제기되는 상황. 의약품 관련 환자안전체계 및 관리 전문성 부재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요 환자안전사건별 접근 미제시에 따른 반영이 필요하고 의료기관 내 의약품의 처방에서 투약까지 이르는 연계관리의 필요성, 전담인력으로서 약료 전문가의 참여 필요성과 함께 의료기관 내 질 향상 활동과 연계성 및 참여도 강화, 이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까지 필요하다는 것이 김 위원의 말이다.

김 위원은 "주요 환자별 지표 등을 만들고 반영하는 노력과 함께 의약품의 관리를 의료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 의료-약료-간호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인력 등의 문제와 더불어 각 분야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는 한편 약료 전문가들의 다양한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정미 병원약학교육연구원장(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은 실무에서 환자안전을 위한 약료서비스의 현 상황과 개선과제에 대한 의견을 제기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현재 의료기관 내 약사의 역할은 매우 다양한데 진료과의 약물이 실제 의료기관 내에서 사용돼도 좋은지를 심의하는 것부터 고위험 및 고주의 의약품 관련 목록 과 지침 등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약품 특성과 안전성에 맞는 보관 관련 지침을 수립하고 있다.

안전한 처방을 위해 유사발음 및 유사코드, 유사약품명에 대한 경고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처방중재활동을 비롯한 품목수 및 수급 관리, 혼동우려 의약품에 대한 라벨링, 잠재적인 오류 유발 의약품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제약사 등에 제언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여기에 안전투여 정책 및 사후 모니터링까지 수행한다.

그러나 아직 병원 내 약사는 인력상황 뿐만 아니라 업무 등에서도 안전활동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조제가 없고 100병상 기준 10명 이상의 약사가 일을 하는 방면 국내는 조제 및 조제감사가 82% 수준이며 상급종합병원에서도 30병상당 1인에 불과한 수준이다. 보험수가 역시 한국은 조제수가 등만 인정하는 반면 일본의 경우 의료안전대책, 감염방지대책 등에 대한 가산이 꾸준히 들어가 병원의 수가보전을 통해 안전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및 바코드 조제를 도입해 조제업무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포장 개선 등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더불어 현재 특정 병동 위주의 임상약료와 약사 참여 팀의료의 확대 및 일반화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국내는 100개 이상의 제네릭에도 각기 다른 상품명을 내다보니 안전한 약료를 위해서는 '회사명과 성분명 병용' 등의 제품명 변경과 함께 심평원의 '내가 먹는약 한눈에' 서비스 등을 환자 동의 아래 허용할 수 있도록 해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인 오류 예방을 위한 포장 개선은 물론 소분 포장용기 규격기준 및 적정원가 지불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BPOC/바코드 도입과 블리스터 포장 표준화 등을 통해 더 이상의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꾸준한 논의통한 안전 포장 방안 고려 필요'

삼일제약 변길영 품질경영본부장은 산업현장에서의 의약품 포장 합리화 방안을 통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변 본부장에 따르면 의약품 포장은 상품의 구성과 편의성, 보호와 유통 합리성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포장이 유사할 경우 오인 우려가 있으면 조제 및 투약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가령 제약사의 브랜드 유지를 위해 동일한 색을 사용하는 경우, 동일한 제품포장에 함량 표기만 있는 경우, 용기의 모양이 타 분야 제품(점안제) 등으로 오인되는 경우, 경구가 아닌 제제에 경구제형으로 오인될 수 있는 포장을 하는 경우, 그 밖에 소분시 오염 가능성, 일회용 제품의 다회사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공급자의 포장 관련 규정은 '의약품 표시등에 관한 규정' 등 다양하지만 제조자 중심의 규정에서는 의약품 취급에는 한계가 있다. 사용자(약국)와의 갈등이 생기기 쉬운 구조다. 소포장 제도 등도 업계와 정부가 조화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이 역시 당사자간 꾸준한 논의를 통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동시에 약국에서의 취급 관련 규정도 따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변 본부장의 설명이다. 해결경구용 의약품 소분 조제, 주사제 조제에 지켜야할 수칙, 제형과 품목별 조관조건, 관련 GMP 규정 등에 대한 지침과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약사법 내에는 약국의 시설과 약품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규정 하나만이 조항으로 나와 있는 탓이다.

변 본부장은 "환자의 안전과 편익을 위한 포장과 더불어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 최소화를 위한 포장단위 합리화를 사용자와 제조자가 논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약·병약 '약사 역할 반드시 필요' 한목소리
이날 토론에는 대한약사회와 한국병원약사회가 나서 반드시 환자안전법 내 약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약사회 이모세 보험위원장은 현재 국가환자안전위원회에 약사회 추천 위원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약사법 개정에 반영이 됐으면 한다"며 "환자안전위원회 전담 인력 내에도 약사가 빠져 있다는 점, 실질적으로 약물문제가 큰데도 불구하고 병원 내 없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가의 재정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말이다. 약국이나 의원은 약사 1명에 직원 있는 약국 숫자가 75% 수준이어서 약사회 차원에서 환자안전위를 갖추려고 하고 있는데 국가 제도에 반영해 지원이 필요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병원약사회 김주휘 법제이사도 "환자안전법에 약사가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약사회와 병원약사회가 제기했으나 실제 인력에 들어간 바가 없다. 당시에는 약사가 환자안전전담인력 들어가야 하냐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사고가 많은 이상 약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에 대한 안전한 관리와 투약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환자안전법에 대한 시스템이 실효성있게 정착되도록 약사의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고위험약물관리에 대한 수가를 요청하고 있는데 조제인력, 시설, 소모품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더불어 소포장 정책 제고, '일반명+회사명' 식의 명명 등에도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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