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광동심포지엄

2019.04.26 (금)

우황청심원

'것참, 이게 뭐라고'…사람잡는 제약업계 '이름들'

의약품 상표권 경쟁 치열...회사명까지 분쟁 사례 늘어

#. 얼마전 한 국내 제약사는 팔자에도 없는 일을 겪었다. 야심차게 내놓은 의약품의 이름을 지어 상표로 출원했으나 특허청에서 이를 결정거부한 것이다. 다른 업종에서 매우 유사한 상표를 이미 등록해놨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제약사는 해당 상표가 사용되지 않는 점을 어필해 결정을 취소하고 이를 출원했다.

어느 산업분야든간에 '이름'은 매우 큰 역할을 차지한다. 특히 의약품 분야는 '필요한 분야에만 쓰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경쟁자가 많아 이름의 몫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가 이름짓기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타 산업군에서 쓰인 이름을 얻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거니와 특허 등록까지의 기간이 길어 먼저 출원을 해놓고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의약품 혹은 회사의 이름으로 인해 특허심판 혹은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보면 중견 제약사 B사를 인수한 A사의 경우 최근 인수했던 제약사의 이름을 포기해야 할 뻔했다.

B사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제법 인지도가 있는 약물을 보유하고 있던 A사와의 합병을 통해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2011년 A사와 유사한 이름을 가진,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생겼다. 그리고 해당 회사는 A와 동일한 이름으로 회사명을 전환했다.

그리고 2017년 A사와 동일한 이름을 쓰던 회사는 B사에 상표등록 취소 심판을 제기했다. 유력 OTC를 통해 인지도가 높았던 A사의 이름을 쓸 경우 해당 회사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기 때문으로 업계는 봤다.

결국 새로운 회사가 B사에 제기한 취소심판을 올해 청구 취하하면서 문제는 사라졌지만 B사 입장에서는 꽤나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름에 얽힌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의약품 재평가에서 떨어진 C의약품의 경우 이미 과거에 회사가 없어지면서 사라진 제품이지만 아직 의약품 목록에는 등재가 돼 있어 이와 거의 유사한 건강기능식품이 손해를 보기도 했다. 수십년 전 사라진 의약품이 현재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어렵게 한 것이다.

실제 제약업계에서는 '이름'이 영업과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특히 복합제와 제네릭을 판매하는 제약사에게는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자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결을 '잇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름의 연상 작용으로 매우 큰 인기를 얻었던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제네릭 '팔팔'은 다음 시알리스 제네릭의 이름을 '구구'로 정했던 바 있다. 팔팔이라는 이름 이후 자연스럽게 '라인업' 제품임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온 당뇨-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LG화학의 '제미로우'(성분명 제미글립틴/로수바스타틴) 역시 기존에 나왔던 '제미글로'와 유사성을 준다. 이 때문에 일부 제약사는 유명 제네릭과 비슷한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기도 한다.

물론 제약사 입장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피하기 위해 비슷한 이름을 동시에 특허 출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약사공론>을 특허로 등록할 때는 경쟁자가 유사한 이름을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약사궁론', '양사공론', 'YAKSAGONGRON' 등의 이름을 동시 등록해 선점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상표권 등록 등으로 인해 기존 상표가 남아있거나 타 업종에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사한 상표권이 남으면 특허거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불사용 상표의 경우 2년간 사용이 입증되지 않으면 새 제품을 만드는 회사 입장에서 불사용을 입증하고 상표 등록을 취소해 선출원할 수도 있다.

심지어 유행에 민감하게 출시하는 OTC나 복합제 등의 제품은 상표 등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원을 한 상태로 출시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상표 등록의 경우 적게는 1년에서 많게는 2년까지 등록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한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의약품의 이름은 타 업종 내 사용현황, 유사상표 등록 등을 꼼꼼히 확인하지만 실제로 완벽하게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상표권의 경우 각 제약사에서도 신중하게 결정하는 만큼 문제의 소지가 없는 네이밍(작명)을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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