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회헬스케어정책포럼

2018.11.16 (금)

예스킨

제약바이오협회는 왜 다시 원희목을 '선택' 했을까

약가인하·제네릭 등 현안서 '대관' 능력 기대…'약국-제약사-유통' 앙금도 풀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 회의에서 원희목 전 제약바이오협회장의 추대를 결정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다양한 현안이 떠오르고 있는 제약업계에서 원 전 회장이 어떤 정책을 펼지, 현안들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관심깊게 보는 모양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일 원희목 전임 회장이 6일 이사장단 회의를 통해 보선 회장직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3월 취임한 후 불과 10개월여만에 협회를 떠났다가 다시 10개월 만에 기존 21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것.

회원사들 역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제한 규정으로 유고된 상황과 관련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와 결과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협회에 원 회장이 남은 재임 기간 동안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산업이자 국가성장동력 산업으로 확고히 발전해가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데다가 업계 내부에서도 더이상 회장 자리가 비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온 탓에 가장 마지막까지 있었던 사회보장정보원장의 퇴임 3년후(2018년 11월30일) 이후인 12월부터의 임기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무더기' 현안 속 '약업계-대관' 업무 기대
원 전 회장의 복귀 이유에 제약사 관계자들은 정부와의 협상 능력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반응을 먼저 보인다. 국내 한 제약사 임원은 "약사회부터 국회의원까지 다양한 대관업무를 해오던 경력이 복귀에 큰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서울약대 출신으로 197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개발부에서 3년을 근무하고 이후 강남구약사회장과 대한약사회장(제33·34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사장, 제18대 국회의원,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사회보장정보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을 거쳐 오면서 정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을 갖춘 이가 필요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약업계에 불고 있는 싸늘한 풍파에 이같은 대화능력이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제네릭 규제와 관련해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대응책이다.

발암유발 가능물질이 의약품에 함유된 이른바 '중국산 발사르탄' 사태를 시작으로 현재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 2016년 간담회를 통해 업계 발전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아직 어떤 수위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제약업계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제네릭의 약가 제도가 하향화될 경우 상위제약사는 물론 중소제약사의 상황은 매우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품목 도입 등으로 안정된 상위제약사와 제네릭 영업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소제약사 사이의 갈등 역시 남아있다. 이를 푸는 과정도 제약바이오협회 입장에서는 과제로 남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약바이오협회는 이사장 혹은 회장에 따라 업체 규모에 따른 정책을 펴온바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일괄약가 제도 도입 전에는 중소제약사 위주로 구성이 꾸려졌고 이 때문에 당시 11개 이사장단이 집단 퇴장하는 등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반면 2016년 당시 제약협회가 제네릭 공동생동 제한 건을 식약처에 총 4건으로 제한해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는 중소제약사가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제약단체의 수장이기는 하지만 모두의 실리를 위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제약사와 연이 깊지만 거리를 둘 수 있는' 원 전 회장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당초 일정보다 연기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 개정안 문제 역시 업계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천장이 있는' 한정된 약가 구조상 혁신신약의 약가제도 우대 수준에 따라 국내 약가 역시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신약협상 시의 개발원가 우대 및 약가 책정,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약 '패스트트랙',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세제 및 연구 지원, 최저 임금 및 주52시간 근무 등 제약사의 인사·노무 관련 지원책을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단체 수장이 갖춰야 할 협상력을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또다른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업계에서 바라는 시각과 (정부 혹은 외부에서)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다"며 "회사들이 요구하는 문제를 풀어가기에 적합한 이 중 하나로 원 전 회장이 다시 추대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주목할만한 점은 현재 제약바이오협회가 추진중인 상당수의 사업이 원 전 회장이 추진하던 그것이거나 그것과 맥이 닿아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제약분야 취업박람회 역시 원 전 회장이 추진하던 '공익적 목적의 제약업계' 라는 기조에서 추진된 사항이며 제약바이오협회 내의 지속되는 행사와 제약사-벤처 간 만남도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추진했던 '이노베이션 플라자'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남은 임기는 짧지만 회무 연속성 등의 성격을 봤을 때 원 전 회장이 사업을 살피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국내 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원 회장이 취임 후부터 진행했던 사업의 성과가 이제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회무를 (원 회장이) 꾸준히 가져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평하기도 했다.

약업계 쌓인 '마음의 앙금' 분위기 풀릴까
또 하나 지켜볼 만한 점은 원 전 회장의 취임으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업계와 의약품유통업계 간의 '서먹함'이 풀릴지의 여부다.

이는 원 전 회장과 현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인 조선혜 회장(지오영 회장)이 대한약사회 시절부터 호흡을 함께 맞춰온 사이이기 때문이다.

원 회장의 대한약사회장 재임 시절인 2005년 제1기 집행부를 시작으로, 2007년 제2기 집행부까지 조선혜 회장은 대한약사회 제약유통 분야 상임이사로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춰온 바 있다.

대한약사회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꾸준히 손발을 맞춰온 두 사람이 각 단체의 회장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한다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사-유통업체 사이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더 나아간다면 일선 약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포장 관련 이슈를 비롯해 반품 차질 및 유통 거부 등 약업계 내부의 당면 과제에서 효율적인 협업 및 원활한 관계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약업계는 그 특성상 유기적인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원 전 회장은 약사회 회무와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을 경험했고 조선혜 회장과의 '케미'(특정 인물들 사이의 호흡을 뜻하는 말)도 좋다"며 "일선 약국과 제약사, 유통업계의 상충되는 입장에서 원 회장이 셋을 중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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