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9.04.26 (금)

우황청심원

빠른 허가 속 '허당 약'도? 제약사 배불리기 'NO'

[기획]김준현 "허가기준 강화", 박창원·이제훈 "별도 법안 체계화"<하>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지난해 4월 체외진단의료기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규제 완화와 의약품·의료기기
문재인 정부는 최근에 들어서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받으면서 ‘보건의료 규제 완화’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러한 맥락의 법안들을 내놓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같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에서부터 일반적인 의약품이지만 혁신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라면 약가를 우대하고 허가를 신속히 처리해줘야 한다는 법안도 있다. 하지만 이는 국민건강을 헤칠 우려가 있다는 반발도 거세게 일고 있어 쟁점을 정리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조건부·신속허가’로 산업 활성화-국민건강 위험 논란
<중>바이오의약품 부실 허가 국민건강 위험
<하>체외진단기기 독자 체계·안전성 보장 쟁점

체외진단의료기기 관련 법률안들도 규제 완화 논란이 있다. 지난해 12월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연 제정법안 공청회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 관련법안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기존의 의료기기와 다른 특성 때문에 별도의 법을 제정해야한다는 것이 △체외진단의료기기법안(김승희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11008)과 △체외진단의료기기에 관한 법률안(전혜숙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11176)의 공통된 취지다.

이 법안들은 약사, 약국과도 관련된 법안으로 약국가는 중요한 비처방 품목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때 ‘진단시약’으로도 취급되던 체외진단기기는 의료기기취급점 뿐만 아니라 약국에서도 취급하고 있다.

이날 나와 진술한 참고인은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 △체외진단기기협회 박창원 부회장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이제훈 교수 등이다.


◇“규제완화 위험, 환자·건보 가입자 부담”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정부는 체외진단기기의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고 식약처 허가 즉시 시장출시와 건강보험급여 등재가 가능하도록 규제완화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체외진단기기의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의 예외가 아닌데도 모든 체외진단기기를 대상(잠재적 위험성이 높은 3,4등급 포함)으로 이 같은 방식의 규제완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한다. 이 같은 규제완화의 위험성은 환자와 건강보험 가입자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것으로 오진과 진단 정확성 미비로 인해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육성 측면보다는 허가와 기준 강화에 방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임상시험 유효성 검증 어려움 △변경허가 사항 법률에 구체적 명시 △조건부 허가 미충족 조치 법률 규정 △포괄적 인증 방식 재검토 △개인정보 보안 중심 재검토 등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임상적 성능시험은 임상적 성능시험 심사위원회(‘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등) 승인만으로 허용하며 식약처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 임상시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IRB는 임상연구에서 도출되는 의료결과의 지표가 합당한지 효과성을 증명할 수 있는 지표인지에 대한 검토하지 않아 임상시험의 유효성 검증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안전성과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항이 변경됐을 경우에만 변경허가 또는 변경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중대 사항과 경미 사항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대 변경에 대한 세부사항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업체에 최대한 유리한 방식으로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건부 허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허가 취소에 관한 사항이 명시돼 있으며 이(에 대한 세부사항)도 법률에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의료기관이나 유전자검사기관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장치를 도입해 운영하는 경우 해당 임상검사실의 품질관리체계, 검사 성능 등을 평가해 인증을 해주고 해당 장비 등에 대해서는 의료기기로 인정해준다. 이러한 인증 방식이 허가를 대체할 만큼 성능과 안전성, 유효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의료용이 아니면서 사용기관이 자체적으로 설계해 구성한 시스템이라면 검증은 보다 강화돼야 하며 포괄적 인증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국내외의 시장정보·기술정보·임상정보 등 각종지식과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제조업자 등에게 제공할 수 있게 허용한다. 여기서 임상정보는 민감 정보이고 개인정보이며 임의로 수집해 제공하는 것은 함은 타당하지 않다. 임상정보의 의미, 개인정보보호 위배와 제3자 제공 가능 여부 등 검체주체 개인정보 보안 중심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체외진단 정확성·신뢰성 보장체계 필요”

체외진단기기협회 박창원 부회장은 “체외진단은 인체에서 유래한 검체들을 체외에서 분석해 질병 진단, 모니터링, 약제 반응성, 부작용 예측 등을 수행하며 다른 부류의 의료기기와 달리 검사 결과 분석적·임상적 정확도와 재현성에 대한 평가가 1차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검사결과의 오류가 환자 치료에 대한 다른 판단으로 이어져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감염병은 공중보건 상의 위해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를 보장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며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는 진단시약 등을 조합하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의료기기법의 체계로 관리하기가 번잡하거나 부적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제약과 관련해 국제적 조화체계에 부합할 필요가 있는데 유럽과 미국에서 별도의 체계를 가지고 가는 부분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해외진출 등을 고려할 때 이에 상응하는 체계로 별도의 법령 제정이 필요하다. 체외진단기기의 식약처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가 연계된 경우가 많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위해서도 별도 법령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신약 개발 도구로서의 체외진단기기도 강조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의 신약 항암제 임상시험은 약물이 유효하게 작용할 환자 선별을 위한 동반체외진단 체계를 포함해 진행된다. 첨단 체외·동반진단기기 활용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로 제공될 것이며 관련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체외진단기기 개발과 제공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의료기기의 임상적 성능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에 있어 소규모 중소기업, 창업기업이 필요한 임상검체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임상연구에 사용하는 부분에 애로사항이 많아 이러한 부분의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서도 기본 법령 도입을 통해 별도의 지원체계가 매우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빅데이터·정보통신기술 활용 시대 직면”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이제훈 교수는 “의료기기는 인체에 직접 적용했을 때 미치는 영향을 보지만 체외진단기기는 검사결과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있다.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과 예후 판정을 위한 체외진단 검사의 활용은 노인인구의 증가와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증가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식약처에서도 이에 맞춰 체외진단의료기기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부서가 전문적인 업무를 해오고 있으며 학회와 산업체 간 다리 역할을 하면서 체외진단의료기기 분야의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임상적 성능시험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규제 개혁 내용도 포함돼야 체외진단 의료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김준현 대표와 달리 임상검사실 인증제를 강조했다. 그는 “허가도 중요하지만 그 기기를 제대로 운용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내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 법률안에 있는 임상검사실 인증제를 활용한다면 검사의 오남용을 줄일 수 있고 표준화된 검사실에서 신뢰할만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사실인증에 대한 사항들은 세부 규칙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과 같이 빅데이터와 획기적인 정보통신기술의 이용을 체외진단에 활용할 시대에 직면해 있다. 맞춤형 유전검사, 검사결과를 치료에 동시에 이용하는 동반진단검사 등 기술선도를 이끌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 새로운 질환의 출현이나 국가응급재난에 대비한 진단기법 개발과 대응 방안이 필수적이다. 그런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시작은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의 제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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