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9.04.24 (수)

우황청심원

화마가 남긴 상처 보살피는 약손사랑, "기동성까지 갖췄다"

강원 산불 피해 지역 운영중인 대한약사회 봉사약국



"어머니, 어디가 불편하세요?"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산불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대한약사회에서 운영중인 봉사약국 차량이 11일 오후 마을회관 앞에 멈춰섰다.

전승호 강원지부장은 현장에 도착한 이동식 차량에서 내려 활동에 참여중인 회원들과 함께 봉사약국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마을회관에 있는 피해 주민들을 찾았다.


회원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중인 봉사약국 운영에는 인근 강릉과 속초를 비롯해 춘천, 철원 등 지역 회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어제 봉사약국 운영에는 10명이 넘는 속초 지역 회원이 함께 참여했다.

강릉 지역 회원이 참여한 11일 봉사약국 운영에는 전승호 강원지부 지부장과 김동민 강릉분회장, 김명희·임정숙 강릉분회 회원 등이 함께 참여했다.

전승호 지부장은 "오늘이 봉사약국 운영 5일째"이라며 "하루에 예닐곱 곳이 넘는 마을회관과 대피소를 순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운영에 참여해 약사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회원들 덕분에 자랑스럽고 약사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약사회에서 운영중인 이동식 봉사약국은 적게는 십여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에 이르는 피해 이재민이 있는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식'이라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게 전 지부장의 말이다. 간이천막이나 고정된 장소에서 운영되는 형태라면 넓은 피해 지역을 다니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봉사약국은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반갑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갑자기 닥친 일이라 우황청심원을 비롯해, 연기를 흡입한 경우 인후통 관련 의약품, 파스·진통제 등이 많이 찾는 품목 가운데 하나다. 주택 소실로 거주 환경이 바뀌면서 감기약의 수요도 많은 편이다. 소화불량, 변비약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고,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대한약사회 봉사약국은 복지부는 물론 강원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전승호 지부장의 설명이다. 활동 내용을 활발하게 공유하는 한편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 맞춰 때마다 일정을 수정하기도 한다. 속초와 고성, 강릉 등 지역과도 긴밀하게 진행상황을 공유해 요청이 있는 지역이면 봉사약국 차량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11일 하루 동안 봉사약국이 찾은 곳은 모두 9곳이다.
대피소인 서울특별시공무원수련원과 고성군 토성면 마을회관 4곳(원암리·인흥1리·인흥3리·봉포리), 강릉시 옥계면 마을회관 4곳(도직리·천남리·남양1리·남양3리)이다.

마을회관에서는 십여명에서 수십명의 피해 지역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데 힘을 더했다. 150여명의 피해 지역 주민이 머물고 있는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는 1층에 테이블을 따로 마련하고 2시간 넘게 현장 약국을 운영했다.


김동민 강릉분회장은 "봉사약국이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봉사약국 활동에 참여중인 회원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회원의 꾸준한 관심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활동중인 김명희 약사는 "아무래도 시골 어르신들이 많고 환경이 바뀌다 보니 살펴드릴 곳이 많은 것 같다"며 "활동을 하며 직접 주민분들을 만나니 더 마음이 아프다. 서둘러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릉분회 회원인 임정숙 약사는 "저도 지난 2002년에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은 기억이 있다. 당시로서는 감수하기 쉽지 않았다"며 "하물며 연세가 많은 피해 어르신들의 심정은 말로 위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 약사는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서둘러 복구되고 정상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살던 집도 이번에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는 원암리 부녀회장 한순희씨는 "도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약국을 찾은 또다른 지역 인흥리 주민 김월남씨는 "급히 피하느라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힘이 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봉사약국 운영 이후 지금 다니고 있는 대피소나 마을회관은 두번째 방문이다.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매캐한 냄새는 여전하다. 대한약사회 봉사약국은 산불의 생채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피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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