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8.08.20 (월)

예스킨

약국입장에서 바라보아야 약사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대한약사회 강봉윤 홍보위원장

2월2일 오후, 한미약품(온라인팜) 영업사원이 필자의 약국을 방문했다.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S 영양제 5통을 반품하려 하자, 2월부터 회사 방침이 바뀌어 사과 박스 크기의 분량이 되어야 반품을 받아주기로 되어 있다며 난색을 표한다. 수개월 전부터 반품하려던 것을 영업사원 입장을 고려해 연기해 오던 중이었고 사전 예고 없던 일이라 무슨 그런 일방적인 방침이 있냐며 다그치는 필자의 기세에, 담당 영업사원은 반품 송장을 작성했다.

필자의 개인 생각으로는 영업 사원의 교육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제약회사 중 하나가 한미약품(온라인팜)이다. 약국 방문 횟수도 제일 많고( 그 만큼 열심히 일을 한다) 자기 회사제품에 대한 관리에도 열성적이다. 그런데 최근 6개월여 사이에 담당 직원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필자는 영업 사원이 자주 바뀌는 업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필자의 지역으로 온 지 한 달도 안 됐고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담당자에게 반품을 한 게 안쓰러워 아직 재고 여유가 있는 D제품과 A제품을 주문해 주었다.

다음 날(3일) 아침, 필자가 약국에 출근하니 온라인팜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말을 더듬거리는 것이 필자에게 곤란한 변명을 하려는 것 같았다. 말인즉, “2월부터 회사 방침이, 화장품이나 의약외품 등은 쇼핑몰로만 주문이 가능해 어제 주문한 제품이 등록이 안 된다. 그리고 어제 반품 건 때문에 시말서를 썼다.”는 것이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자니 필자도 디저라티(digerati) 중 한명이고, 잡소비동물 (consumnivores)이라 국내 최대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서점에서 VVIP회원일 정도로 인터넷 쇼핑몰을 많이 이용하지만, 의약품 구입만은 도매상들에는 전화로(인터넷 주문하는 한 도매상은 예외), 제약회사 직거래는 오프라인 영업사원을 통해 하고 있다.

필자는 수십 년 간 지속돼온 의약품 주문의 습관화된 행동을 바꾸기 위한 강렬한 욕망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영업사원들과의 인간적 교감을 통한 아날로그적 주문 행태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고가 소진되어 주문할 제품이 있어도 주문을 안 하고 있던 차에, 3월5일 온라인팜 담당자가 동반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보통 영업사원이 동반자와 같이 나타날 때는 십중팔구 담당자가 바뀌어 인수인계 하러 올 때이다.

아니나 다를까 뜨악하게 쳐다보는 필자에게 담당자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잔고확인서를 내민다.

자식 같은 생각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발령받은 지 한 달 여 만에 일방적 지방 발령을 받은 담당자가 무척이나 안쓰럽게 느껴지는 한편, 회사 측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직원들에 대한 갑질은 차치하고라도 약국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6개월도 채 안 된 기간에 담당자를 셋이나 바꾸고 오프라인 주문도 안 받는단 말인가? 뭘 믿고 이렇게 안하무인이지?

1월 28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최종이사회에서는 온라인팜의 문제점을 ‘최대 3.98%+100% 낱알반품’이라고 적시하고 온라인팜이 공격적인 약국영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통업체의 거래처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이사들이 온라인팜의 불법 의혹에 대해 강력히 성토하고 대응책을 요구했다고 한다.

필자는 의약품유통협회나 의약품 쇼핑몰 간의 다툼에 관여할 입장도 아니고 관여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미약품(온라인팜)은 약사들을 우롱하는 이중정책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온라인팜을 이용하면 낱알반품이 되고, 오프라인 영업사원을 통해서는 사과박스에 채워져야 반품을 받아준다는 발상자체가 언어도단이다. 조그마한 약통을 얼마나 언제까지 모아 사과박스를 채울 것이며, 반품 받아 준 사원에 시말서라니, 어디 영업사원 안쓰러워 반품할 엄두나 나겠는가?(혹 지방발령도 문책성인가?)

처음부터 온라인만으로 거래를 해온 쇼핑몰이라면 주문을 온라인만으로 받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영업사원을 통해 입점 시키고 영업사원이 관리를 지속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프라인 영업사원을 통해 재 주문을 받지 않고, 가입하지도 않은 온라인팜을 통해야만 주문을 받겠다고 하는 것은, 온라인팜의 가입을 강제하려는 부당한 갑의 횡포이다.

의약품 온라인 쇼핑몰 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온라인팜의 행위를 심리학에서는 근본적 귀속 오류라고 한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데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데서 근본적 귀속 오류가 일어난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약국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아야 약사(약국)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유통업체(온라인팜)의 일방적인 정책에다 약국을 강제적으로 굴복시키려는 행위는 약사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수십 년간 지속돼온 한미약품과의 거래가 이번일로 단절되지 않길 바라며 한미약품(온라인팜)의 조속한 시정을 촉구한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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