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제13회 팜엑스포 및 KPA학술세미나

2017.05.28 ()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 유전자

김양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김양우 교수
디자인 베이비가 탄생했다. 유전자를 조작해 맞춤아기를 주문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일까? 세 사람의 DNA를 물려받아 태어난 아기, 하산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르단 출신 하산의 엄마는 '리(Leigh) 증후군'이라는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었고, 그 유전자가 아이에게서 발현되면서 두 자녀가 연달아 사망했다.

하산의 부모는 3번째 아이를 계획함에 있어, 제3의 여자로부터 난자를 공여받아 난자의 핵을 이식해 수정시키는 방법을 썼다. 이 같은 시술은 미국에서는 금지돼 있기 때문에, 명시적 규정이 없는 멕시코로 건너가 시술을 한 것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유전적계급주의는 머지않아 우리사회의 당면과제가 될 판이다. CRISPR/CAS9이라는 유전자가위를 사용하여 엘리트유전자로 디자인된, 일명 디자인 베이비는 결국 법과 규정이 허용해주는 멕시코에서 가장 먼저 시술되었다. 다른 나라들도 DNA조작기술로 디자인 베이비를 조만간 태어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른 이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하는 사회적 압박속에서, 완벽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 것인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작가 마이클샌델은 그의 책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유전공학의 힘을 빌려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과연 옳은가? 뛰어난 지능의 아이를 갖기위해 하버드 출신 여성의 난자를 기증받은 부부는 비난 받아 마땅한가? 고학력 여성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저학력 저소득층 여성의 불임수술을 장려하는 정부정책은 용인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나머지를 차별하는 것은 정당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흙수저와 금수저를 일컫는 이른바 수저이론이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른바 태어나자마자부터 출발점이 다르다는 이유였다. 이제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유전자의 등급이결정되어 진다는 것이다. 일명 유전자 계급주의. 유전자조작으로 키도 훤칠하고 외모도 훌륭하며, 더 스마트한 엘리트 유전자를 가진 아기를 얻을 수 있다. 능력이 되는 부모들은 유전자조작을 허용하는 나라로 날아가서라도 엘리트 유전자시술을 받을 것이다. 가능성이 없다고 누가 단정할 수 있는가?

금수저 이론보다 더 근원적인 유전자 등급에 따른 차별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호모사피엔스가 아닌 유전자조작으로 태어난 호모디터민드(결정된 인간)를 맞이하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 지,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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