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마더스

2017.10.22 ()

의약품 드론 배송과 건기식법 개정안 반드시 철회돼야

대한약사회 강봉윤 정책위원장

시절이 하 수상하다보니 병신년에서 정유년으로 넘어오는 길목 언저리마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양두구육 행태들로 어지럽다.

편의점에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 위해 새누리당 윤00 의원은 건강기능식품법 개정안을 지난 12월 30일 대표발의 했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된 사람은 별도 영업신고를 하지 않아도 건기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허가 조항이었던 건기식 판매를 규제완화란 핑계로 신고 조항으로 변경하여 모든 슈퍼나 마트,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만든 것이 2014년이다.

이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6조 2항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경우 현재는 약국 이외에는 모두 영업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한술 더 떠 이번 개정안은 안전상비약 판매자가 해당 점포(편의점 등)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경우 영업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약사법에 따라 등록한 안전상비의약품판매자는 시군구장에게 해당 점포를 등록하고,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임을 표시하고 있다. 또 교육을 이수하고 있어서 판매자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의원의 건강기능식품법 개정안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자.

첫째,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에서 받는 교육과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소에서 받는 교육은 두 제도의 입법취지가 상이하기에 전혀 다르다.

안전상비의약품은 약사법 제44조의3(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의 교육)에 의거, 판매자에게 안전상비의약품의 안전성 확보와 품질관리에 관한 교육을 4시간 받도록 한 것이다.

건기식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법률 제13조에 의거, 건기식 판매업의 영업자는 영업소별로 안전위생교육을 매년 2시간 받도록 되어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에서 받는 교육은 안전상비의약품을, 건기식 판매업의 영업자는 건기식에 관한 안전위생교육을 받는 것으로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영업신고 제외 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는 이러한 교육의무에서 제외되는 특혜를 주는 것이다.

둘째, 안전상비의약품이란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건기식은 시급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영업신고 의무를 면제하는 특혜를 주면서까지 안전상비약 판매업소에서 건기식을 시급하게 판매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

셋째, 건기식이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3조(정의)에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단순한 식품이 아닌 약에 준하는 준 생명품이다. 일반 식품과 달리 용법과 용량이 정해져 있어 이를 반드시 준수해 복용하여야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 짚어 놓은 사건이 가짜 백수오 사건이다.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백수오와 비슷하게 생긴 이엽우피소를 가짜 백수오로 둔갑시켜 수천억원의 판매고를 올린 가짜 백수오도 건기식이다.

이엽우피소는 간에 독성을 유발하고 신경장애를 일으키고, 임산부 복용 시 유산을 일으킬 수 있어 식품위생법 상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넷째, 현재 건기식은 방문판매나 횸쇼핑을 통해 상당부분 유통되고 있어 부작용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닌 6년간 식약처에 신고된 부작용 건수는 3천 건 가량이나 된다. 이에 따라 지난 해 국회는 건기식의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건기식법과 시행령을 개정했는데, 이 번의 개정안은 이러한 국회의 노력에 역행하는 이율배반적 법안이다.

최근 천호식품의 홍삼액 사태나 가짜 백수오 사건에서 건기식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강화하지는 못할망정, 규제 완화란 이름으로 2014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건기식을 판매하도록 한 것도 모자라,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신고 규정마저 없애려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 안전은 완전히 도외시한 무책임한 작태이다.

설상가상, 정유년 닭의 울음소리가 채 끝나지도 않은 1월6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2017년도 업무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는 금년 3월 도서산간 지역( 전남 고흥, 강원 영월) 의약품 드론 시범 배송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약국에서의 의약품 조제약이나 판매 배송이 아니고, 국민이 구입한 의약품(영양제 등)을 도서산간지역에 계신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보내는 것처럼 단순 물류 배송이라 약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의약품 물류 배송의 약사법 저촉 여부는 법률전문가에 맡기더라도,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이 아닌 생명품이다. 의약품의 드론 배송은 배송 과정에서의 변질, 오염, 고장, 추락, 잘 못 배달될 가능성 등을 차치하고라도 더 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현 정부에서 오매불망 도입 못해 안달이 나 있는 조제약택배와 인터넷 의약품 판매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건기식 개정안이나 의약품 드론 배송 둘 다 겉으로는 국민들의 편의를 내 세우고 있지만 양두구육(羊頭狗肉) 일뿐만 아니라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하기 십상이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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