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팜엑스포 & KPA 세미나

2017.03.24 (금)

한국형 4차산업혁명 모델은 어디에?

김양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말장난쯤으로 치부되거나 아기걸음마(baby step)로 여겨지는 4차산업혁명은 스위스, 미국, 독일,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유수의 나라에서는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현실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언급된 이후 전 세계 주요국들의 최고 관심사가 되었다. 부지불식간에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는 4차산업의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 3D프린팅,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로 요약할 수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의존하던 시대는 가고, 2020년까지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에겐 종종 두려움으로 다가오거나 일자리가 뺏길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거부감마저 들기도 한다.

우리가 이러한 심연에서 헤매는 사이, 주요국들은 4차산업혁명 대응 전략을 속속 내놓으며 실행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대표적인 벤치마킹 국가로 지목되고 있는 독일의 경우, 민관이 공동으로 4차산업혁명에 잘 대비하고 있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민간주도의 제조업 현장에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라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는 강점이 있는 제조업에 ICT 기술혁신을 접목한 진화하는 제조업의 화두이다. 한편 독일정부는 BMW, 지멘스, SAP 등 4차산업혁명의 리딩그룹인 독일의 기업들과 민관공동의 노력으로, Industry 4.0 정책을 실행하고,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일자리 문제 등을 폭넓은 시각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바이오기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3D프린팅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비용과 기술적 한계로 불가능했던 다품종 소량생산이 3D프린팅 등으로 가능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강화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로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로봇분야에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 협력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효율을 강조한 스마트팩토리와 제조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과, 이 과정에서 공장노동자와 단순사무직 등 많은 일자리들이 임시직으로 바뀌고, 의사, 약사, 판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업군조차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현실은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4차산업혁명의 역기능으로 인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눈여겨 보는 것은, 그들이 자국의 강점인 독일 특유의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면서, 4차 산업혁명에서 국민들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해소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독일이 마이스터 제도와 연계해 고품질 제조업을 강점으로 하는 중견기업을 육성하여, 저가 가격경쟁시장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면, 한국은 언제 어디서나 연결된 정보기술(IT) 강국의 커넥티드 환경과 속도감의 강점을 살려 제조, 생산, 유통, 마켓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조직화하여 산업전분야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로(Connected Enterprises)서의 스마트 제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IMF를 겪으면서 장기근속과 평생직장의 혜택과 결별을 했고, 성장과 혁신이라는 목표를 위해 용이한 해고에 직면하는 아픔을 겪었다. 빠르고 즉각적인 온디멘드(On-Demand)경제하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만이 강조되면서 나타날 직업과 고용의 불안정성,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노동자가 계약직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정부차원의 대비책과 사회적합의가 필요하다.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위기와 기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한국형 4차산업혁명의 모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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