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팜엑스포 & KPA 세미나

2017.03.27 (월)

한해 살림거리도 못다룬 총회...과연 정상인가?

3.9 정기총회(이하 정총)가 아무런 안건심의 조차 못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임시총회(이하 임총)에서 못다룬 안건을 심의한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이곳저곳을 뒤져 살표보니 '임총'의 의미에 대해 '00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사단법인에 있어서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민법 70조 1항), 감사가 보고를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67조 4호), 총사원의 5분의 1 이상의 청구가 있는 때(70조 2항)에 임시총회가 소집된다"라고.

이처럼 임총은 통상총회나 정총에 대립되는 용어이기에 단순히 이들 총회의 보완수단으로서만 쓰이지 않음을 뜻한다. 그러니 지난 정총에서 다루지 못한 안건을 다루기 위하여 임총을 연다는 것은 딱히 들어맞지 않는 논리일 수도 있다.

물론, 사단법인 대한약사회의 총회는 총회가 정하는 정관이 있는 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또 정관에 임총이 존재한다면 굳이 시비를 걸 사항도 아니다. 그러나 임총은 사전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급한 경우나 사안을 접하였을 때 개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통례요, 관념이다.

하지만 이번에 열리는 임총이 과연 그런 통례와 관념에 부합되는 임총이냐 하면 그것이 아니라서 갸우뚱 거려진다. 일단 긴급현안으로는 국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이미 정해진 모법의 테두리내에서 그 규모를 정할수 있다는 상비약 품목 확대의 건이 있다. 그리고 화상투약기도 정국상황과 별개로 긴급현안에 속할 수 있으며 한약사와 약사의 구분명찰 패용의 건도 있다.

그런데 이번 정총에서 미처 미루지 못한 안건이 임총으로 넘어간 것은 이런 중요한 사안을 다루다 시간이 부족하고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여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찬휘 집행부에서만 임총이 두번이다.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어찌보면 진행상의 문제일 수 도, 또 어찌보면 대의원 일각의 도가 지나친 특정 의안에 대한 매달림 때문일 수 도 있다. 어찌되었든, 총회의 문제는 대의원의 책임외에 달리 다른 곳에 물을 도리가 없다.

긴급한 사안도 아닌데 정총에서 못다룬 예산안과 결산안 그리고 사업계획 인준을 위해 임총을 열어야 하는 약사회. 과연 정상적인 조직인가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여-야간 첨예한 정쟁으로 시달리는 국회도 이렇지는 않다. 그런데 약사회 총회는 그 적지 않은 시간(2부 본회의만 3시간)을 과연 무엇으로 할애했는 지, 그리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대의원들은 대체 얼마나 바쁘길래 총회를 열때 마다 정족수 논란을 빚는 사태를 야기하는 지, 아울러 참석을 안하는 대의원은 왜 대의원이란 중책을 맡았는 지,...

이들 의문에 대한 답을 차근 차근 구해가며 사실상 차수를 넘긴 대의원 총회에 대한 심각성을 염두에 둔다면 약사회 총회기구는 그 자체 구조와 시스템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정말이지 정관개정을 한다면 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총회 자체의 개혁을 위한 정관 개정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대의원 수도 너무 많고(363명으로 이 문제에는 당연직의 과다도 포함시켜야 한다), 불참자도 너무 많다. 불참일 경우 입증할 만 한 사유가 아니면 단 한번의 의무 불이행도 책임을 물어야 하며 아무런 이유없이 두번 이상 불참할 경우 차후 다시는 대의원으로서 활동할 수 없는 규정이라도 두어야 한다.

또한 하급회의 총회 석상에서 상급회 파견 대의원을 선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항을 두어야 한다. 대의원이란 직함을 장식품 처럼 여기는 상황이 오늘날 정총이라는 기회를 두고도 임총이라는 파국으로 몰고가는 구조적 문제점을 탄생시킨 것이다.

여기에 문제 하나 더 추가. 정총이 무슨 기념식장은 아니잖은가? 상을 주는 시상식은 차라리 약사회 창립기념일로 빼고 그때 많은 내빈을 모시는 게 낫다. 내부의 문제를 심각히 논의하는 날, 왜 외부의 귀빈을 모셔야 하는지, 그리고 시상과 개회를 위해 2시간이란 귀중한 시간을 애써 낭비하면서 대의원과 총회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곰곰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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