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7.07.23 ()

다른 업종보다 20~30년 뒤진 약국-①

① 포스시스템 보급과 사용의 '저조'

1988년, 대한민국에서는 유사이래 단군이래 최대 최고의 글로벌 행사가 열렸다. 다름아닌 서울88올림픽. 그러나 이 역사적 사건을 뒷받침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가장 큰 발전은 다름아닌 포스시스템에 의한 가격혁명이었다.

정확히 이 때라고 딱 집어 설명할 수 는 없지만 적어도 외국관광객을 맞는 이 중요한 시기에 외국인으로 부터 손님맞이가 제대로 된 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 빠트릴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관광쇼핑과 이 쇼핑문화를 떠 받치는 정찰제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외국손님들이 이 88올림픽을 기점으로 물밀듯이 밀려들면서 글로벌 체인이 많은 호텔 레저업계가 먼저 온라인 포스의 사용에 앞장섰으며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장에서 약진한 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사업이 포스시장의 본격적 점화읠 불을 당겼다.

특히 90년대 초반 부터 밀려들어온 KFC, 버거킹, 파파이스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외식업종의 범람도 이에 한몫을 더 했다. 절정을 이룬 시점은 IMF가 닥친 97년 이후. 이 때 정부가 다급한 세수 확보를 위한 '세원 투명화 작업'은 카드 사용을 꺼리던 국내 외식업소에까지 포스 설치를 가속화 시켰다.

필자가 이리도 길게 포스시스템의 국내 연혁(?)을 늘어 놓는 이유는 많은 약국이 이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그래도 약국이 이 기기도입에 가장 낙후된 업종이기 때문이다. 설령 설치를 했다하더라도 다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가격표를 붙이고 판매할 때 포스를 찍는 형국이다.

어찌되었든 이 분야의 낙후는 곧 (판매)가격의 투명화에서 뒤쳐지는 중대한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포스시스템의 상용은 가격을 일일이 약국에서 찍어 놓을 필요가 없고 이리되면 귀찮아서라도 공급자가 미리 정해놓은 소비자 판매가격을 자동으로 포스가 읽어주기에 이대로 팔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의 심리는 묘하다. 바코드가 읽어주는 가격에는 군말이 없다. 대신에 사람이 찍은 가격이 붙은 제품에는 소비자가 돈 많은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그 가격에 의심을 품고 다른 곳에서 샀던 기억을 떠올리며 흥정에 드러가려고 한다. 포스가 보여주는 가격에 신뢰를 갖는다. 편의점에서 가격문제로 다툼이 발생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 가?

하지만 약국은 여전히 판매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예 약국은 불신의 장이 되고 있다. 만약, 포스가 제대로 정착되고 이에따른 가격 정찰제가 자연스레 정착된다면 정부는 다소비 의약품의 지역별 판매가 자체를 공표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일부에 지나지는 않겠지만 약국에서 약사가 가격을 속인다고 믿는 소비자(혹은 환자)들로 부터 약사는 과연 '선생님'으로서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 까? 그리고 모든 국민이 약사와 약국을 믿을 만한 직능인으로서, 자신의 건강을 맡기는 장소로서, 합당한 예우를 할 수 있을 까?

모 상비약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 리콜을 한창 벌이던 때, 정부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포스시스템이 보편화된 편의점에서 리콜에 따른 판매중지는 100% 가능하다. 이 시스템에 명령을 주면 자동으로 판매를 해서 안되는 제품이라는 메시지가 뜨니까. 그런데 유독 약국에서만 포스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

30년 낙후된 약국의 자화상이,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지금 이 시대에 앞으로 또 얼마나 약국을 뒤쳐지게 할 지, 이 시장에서 몸을 담은 필자로 하여금 서글픈 마음마저 들게 한다. EDI시스템에서 가장 앞선 약국이 포스시스템이 낙후된 모순은 무엇으로 설명할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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