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7.11.23 (목)

다른 업종보다 20~30년 뒤진 약국-②

② 낡은 거래관행

전편에 등장한 포스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지만 우리 약국가에 가장 낡은 또 하나의 형태로 남는 것이 결제를 비롯한 거래관행이다. 매달 월말 결제를 하기 위해 약국에 줄을 선 영업사원들의 모습은 아직도 건재(?)하다. 모든 약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약국들이 이런 결제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인데 문제는 이런 업종이 약국에만 남은 흔치 않은 광경이라는 사실이다.

하루 종일 약국 한 곳에서 결제를 받느나 지친 영업사원의 초라한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영세한 업종이나 새로운 품목을 들고 시장을 개척하려는 업체는 아예 '약국시장이 이렇다' 하는 소문을 듣고는 이 곳을 기웃거릴 생각도 않는다. 물론, 여전히 약국을 찾는 업체와 브랜드도 있다. 그런데 이들 제품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밀려난 위생용품과 기타 용품들이 많다. 제품의 질도 디자인도 떨어져 고객들이 잘 안쓰려한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크와 생활 미용품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들은 아무 조건없이 그저 약국에 물건(제품)을 놓고 간다. 굳이 있다면 팔리면 수금을 하겠다는 조건 뿐이다. 그렇게 약국에서 받아 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 그렇게 약사가 조건을 제시하였겠지만... 그런데 요즘 소비자들이 어지간히 똑똑해야 말이지...현명한 소비자들은 약국에 허술하게 쌓아놓은 제품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과거의 약국용품 유관업체들은 이제 웬만하면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들이다. 벤더만 잘 만나면 약국시장 수백곳 아니, 수천곳의 거래처를 갖는 것 보다 훨씬 낫다. 이익금의 50%이상을 떼고 배송과 반품 환불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납품업체가 떠 맡는 것이 이들 시장(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의 관행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또박또박 결제가 이뤄진다는 데 주목한다. 캐시플로우 즉, 현금흐름이 좋다는 얘기다.

결국, 오늘날의 약국들은 제대로 된 제품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건강관련 제품을 찾으려면 차라리 백화점이나 편의점 아니면 마트, 헬스 케어숍과 같은 오프라인숍을 찾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직구 온라인몰을 찾는 경우가 더 잦아지고 있다.

반면에 만약 약국시장에 유입되는 업체가 많아지면 우선 이들간의 과열 및 과당경쟁으로 약국은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 업체간의 경쟁에서 과실을 따는 측은 약국 뿐이다. 이들 업체의 경쟁은 할인과 덤, 그리고 유리한 끼워공급까지 척척 해결해 준다. 약국시장이 황금어장이 된다는 인식 때문에 유입되는 업체들도 엄청나게 불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그렇지 않다. 약국시장은 결제도 까탈 스럽고 그렇다고 좋은 물건이 잘 팔리는 시장도 아니다. 약사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결제를 바꾸면-누가 요즘 세상에 약국시장과 같은 결제를 유지하나, 전부 디지털화 해 가는 그런 시장에 도무지 적응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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