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7.11.21 (화)

초연결사회 도래와 파괴적 혁신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상무이사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에서 동 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회장이 주요 의제로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4차산업혁명이 우리나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립된 개념은 물론 이론이나 실체도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 등장에 따른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고 인간의 한계극복을 통한 삶의 방식과 사회변화가 예측됨으로써 4차산업혁명의 개념을 고민하기보다는 4차 산업혁명 도래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중인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은 초연결(su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공유(Uberization)를 통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적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기술혁명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환경에서 빅데이터가 산출되고 인공지능이 데이터 딥러닝을 통해 유효한 정보를 도출하고 현실세계는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소유가 아닌 공유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조업의 패러다임과 산업생태계변화는 물론 인간의 삶과 사회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개념이 공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가별로도 그 형태는 다르지만 이미 산업생산성제고를 위해 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유사한 전략들이 제시된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공식의제로 다루어지기 이전인 2012년 독일정부는 제조업부흥을 위한 인더스트리4.0 전략을 통해 스마트공장,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한 제조업의 완전자동화와 생산체계 혁신전략을 제시한 바 있고, 미국도 이미 2010년대 부터 AI, 3D프린팅, 스마트로봇 등 신기술 활용을 통한 전통산업의 가치사슬모델의 디지털화를 추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산업변혁을 꾀하고 있다. 그 외 일본과 중국도 이미 2015년부터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제조업 전환 등 산업생태계 혁신 및 고도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 출범 3개월여 만인 지난 8월 22일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으로 공포하고 초연결·초지능 기반의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과학기술·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술 등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4차산업혁명은 이미 국내에서도 현재진행형 자리잡고 있어 이에대한 산업차원에서의 선제적 대비책 마련 필요성과 중요성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초연결과 초지능을 통한 산업생산성 극대화와 가치창출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빅데이터처리와 AI, 플랫폼, 유연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확보 등 다양한 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하여 열악한 상황임에 따라 선진국 등 주변국들의 대응전략과 트랜드를 따라가기식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기본에 바탕을 둔 우리고유의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인 것 같다.

세계경제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회장은 단순한 디지털화(3차 산업혁명)에서 기술의 조합에 기반을 두는 혁신(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다고 제언하며 기업들로 하여금 비즈니스 방식을 다시 점검해 보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 리더들과 고위 경영진은 변화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기득권에 도전하며, 확고하고 중단없는 혁신을 감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약·바이오분야의 경우 현재 일본과 미국 등에서 4차 산업혁명의 컨셉을 따라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등 기술혁신이 시도되고 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최근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270억엔을 투자하였고 다케다, 후지쯔 등 제약, IT기업 50개사는 연구계, 의료계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향후 3년내 신약후보물질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도 IBM과 화이자사가 인지컴퓨팅플랫폼을 활용하여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유의미한 후보약물발굴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기 초연결과 초지능 및 공유플랫폼기반의 기술발전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나 주변국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인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클라우스 슈밥회장은“산업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생겨나 기존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현재의 가치사슬을 확실하게 붕괴시키고 있다”고 보고 “붕괴는 기민하고 혁신적인 경쟁자들로부터 흘러나오며, 이들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을 통해서 조사와 개발, 마케팅, 판매, 유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품질, 속도, 가격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어느 때 보다 재빠르게 그동안 잘 해오던 기득권자들을 몰아낼 수 있다.”고 한 점은 부족한 혁신인프라하에서 다국적사들과 경쟁해야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일본과 미국의 경우 자국내 확립된 빅데이터와 AI, 플랫폼을 기반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혁신속도와 혁신기반 측면에서 열세한 우리의 경우 오히려 국내 IT기술의 강점을 활용하여 국내요소간 연결과 공유에서 벗어나 세계시장 경쟁력을 갖춘 신약개발을 위한 글로벌 유망후보물질에 관한 정보, 플랫폼기술, 우리와 협업이 가능한 글로벌파트너 등에 관한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을 통해 선진국이 도출한 결과물들의 국내 유입을 유도함으로써 탐색부터 전임상, 임상, 생산, 마케팅까지의 가치사슬의 기존 선형적 모델에서 벗어난 파괴적(disruptive) 혁신모델 도입 또는 모델 변환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4차 산업혁명기에 가장 파급력이 높은 융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ICT와 바이오/의료기술의 컨버전스 영역인 제약·바이오산업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패러다임변혁기에 파괴적 혁신을 체계적으로 이행함으로써 국가, 사회에 막대한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큰 틀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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