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2019.01.18 (금)

타이레놀

커뮤니티 케어와 지역사회 노인데뷔(début)

김양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

김양우 교수
'커뮤니티 케어', 내가 살던 삶의 터전에서 건강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돌봄이다. 이를 위해 주거, 건강의료, 요양돌봄, 서비스연계 등의 정책적 지원요소가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에 잘 섞일 수 있고, 잘 받아줄 수 있는 사회적 포용력이다.

우리사회는 노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노인들이 주변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시민으로 인식되고 있는가? 지역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곳곳에서 피부로 느껴진다.

며칠 전 나이를 20세 낮춰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네덜란드 남성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69세 에밀 란텔반트는, 나이 때문에 고용과 데이트어플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출생년도를 20년 조정해 49세로 나이를 정정 해줄 것을 요구했다.

얼핏 우스꽝스러운 사례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란텔반트가 법정에서 토로했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나이 때문에 차별받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학대당하고 있다. 나는 실제 나이보다 20∼25살 더 어리다고 느끼고 있으며, 69세로 사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나이 때문에 당하는 차별이나 혐오는 우리사회에도 분명 존재한다. 연령차별(에이지즘, ageism)은 어쩌면 인종차별이나 성차별보다 훨씬 뿌리 깊은 차별일 수 있다. 노인을 대상화하고 상종할 수 없는 부정적인 집단으로 낙인찍어 지역사회에 잘 섞일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

우리보다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에서는 단카이 세대의 '지역 데뷔(community début)', 일명 '아버지(어머니) 돌아 오셨어요 파티'가 있다. 정년 전후의 아버지(어머니)와 지역 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NPO 단체, 봉사 단체, 자원봉사자와의 교류를 목적으로 시작된, 이 모임은 일본의 베이비붐세대가 은퇴 후 지역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사회도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었고, 2020년이면 700만 명의 베이비부머들이 지역사회로 돌아오게 된다. 은퇴의 쓰나미가 메가트렌드가 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2018년 올해는 한국사회가 고령화 사회에서 '화(化)'를 떼고 명실공이 고령사회(노인이 전체인구의 14% 이상)로 진입한 원년이며, 이들의 중심에 노인이 되어 지역사회에 돌아오는 베이비부머들이 있다.
한해에 100만 명이 넘게 태어나, 세컨드찬스(second chance)라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채, 치열하게 밀어내고 밀리는 삶을 살아온 베이비부머들.

이들이 전혀 다른 삶의 배경과 문화 속에서 자란 젊은 세대와 함께 사는 지역사회(커뮤니티)에, 잘 데뷔(début)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케어 하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커뮤니티 케어의 방향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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