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공론

한국약사문학상공모전

2018.12.19 (수)

통일, 그 봄이 오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자연스레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늘어났다. 약업계를 포함한 보건의료계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통일한국에서의 사회적 갈등과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남북의 상이한 보건의료체계와 건강수준을 가장 먼저 통일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통일은 더욱 지체될 것이고 그에 따른 비용도 막대할 것이다. 인도주의적 관점뿐만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보건의료계의 통일 준비가 시급한 이유이다.

70여년 분단의 세월동안 남과 북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왔고 건강수준에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평균수명이 82세로 증가했고 만성 대사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반면 북한에선 많은 주민들이 만성 영양장애와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고 평균 수명은 69.5세로 낮지만 영아사망률은 높다.

남과 북의 보건의료체계 또한 서로 크게 다르다. 북한은 국가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조세를 걷어 보건의료서비스를 관리하고 공급자에겐 봉급제 형태로 지불보상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민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사회보험 방식을 채택하고 공급자에겐 행위별 혹은 포괄수가제를 통해 지불한다. 이 밖에도 교육과 면허제도, 관련 용어들까지 모든 영역에서 차이가 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와 같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업계에서도 크고 작은 준비를 진행해왔다.

첫째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지원했다. 대한약사회는 민간단체로는 최초로 1997년에 1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했다. 1997년 이후로 민간단체와 정부 차원에서 식량 등과 함께 많은 의약품 지원이 이뤄졌고 대한약사회도 왕진가방캠페인을 벌이거나 결핵환자 지원사업, 각종 병원 지원사업 등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정부 차원에서 거의 모든 지원을 중단했고 민간단체를 통한 의약품 지원도 크게 감소했다. 현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상황과 연계하지 않겠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내에서 엄밀한 모니터링 하에 지원하겠단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남북의 건강 격차를 해소해 통일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약사회를 비롯한 민간단체 차원에서부터 제약설비 지원, 예방접종 사업 등을 통해 경험을 쌓고 이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로, 악업계에서는 학술활동을 통해 북한과의 상호이해와 신뢰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분단 이후 달라진 차이를 극복하고 좁히기 위해선 법률과 제도, 공통 용어 등의 단계적 통합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약사들에 대한 보수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이런 목적으로 대한약사회는 통일보건의료학회(2014년 창립)에 참가하고 ‘북한의 약사양성교육 및 약료체계 특별 심포지엄’ 등의 학술행사를 개최하였다. 국회의 유라시아 보건의료포럼과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분과 활동 등에도 참여할 방침이며 통일약학회(가칭)를 구성해 대외협력을 주관하게 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북한 보건의료단체와 교류하고 정기학술대회도 열어 통일약료의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통일을 대비하는 이런 노력들엔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국회의 입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하나 된 보건의료로 남북의 건강 격차가 해소돼야 더 빠른 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독일에선 통일 전 보건의료 협정이 체결되어 동서독 교류의 마중물 역할을 했고 통일 이후에도 건강 불평등과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통일은 4차 산업혁명이나 인구 고령화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큰 충격파가 될 것이고 미리 준비한 만큼 그 충격은 줄어들 것이다.

언젠가 이 땅에 통일의 봄은 올 것이고 그 통합의 첫 싹은 보건의료로 틔워내야 한다. 지금부터 더 철저히 준비하고 토대를 다져야 통일세대가 제대로 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 타이레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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