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운동이 시작된 지 일년이 넘었다. 약국에서도 약사들의 노력으로 숨겨진 일본 의약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퇴출하는 운동이 활발하나 아직은 전체적인 의약품 부분에서는 그 성과가 미약해 보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다양한 제품이 이미 한국에서 허가돼 있으며, 미허가 제품도 해외직구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 OTC를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OTC의 성분이나 응용방식에서도 한-일간 유사한 점이 많고, 일본의 OTC설명자료는 우리에게 상당한 참고가 될 수 있다. 이에 한정선?오성곤 약사가 ‘기묘한 일본 OTC 파헤치기’를 연재한다. 격주로 진행되는 이번 연재는 △약국에서 찾는 일본 OTC △한국과 일본 동시에 있지만 차이가 있는 OTC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본 OTC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한국 OTC와 비교 및 관련 영양성분, 한약제제 등을 함께 설명해 약국 업무에 실제적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편집자 주]
<지난호에 이어서>
2. 오타이산 vs 노루모산 vs 베나치오오타이산 A정제 vs 위제로정위제로정은 ‘위불편함 제로’의 뜻을 가진 제품명처럼 속쓰림, 소화불량, 위장 운동 부진 등 여러가지 증상의 불편함을 제거해 주도록 설계된 ‘복합위장약’ 개념의 정제 제품이다.
일본의 오타이산 A정제를 참고해 개발했으므로 성분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사용 연령이 달라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히드로탈시트(hydrotalcite) 복용 연령이 소아에서 만 15세 이상으로 변경돼서 만 15세 미만 소아에 투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개씩 포장돼 판매되는 소화제와 달리 1회 분량인 3정씩 개별 포장돼 있어 휴대가 편하고 상대적으로 알약의 크기가 작아 목넘김이 편하다. 계피유와 회향유의 방향성 건위 생약 함유로 특유의 시원한 향이 특징이다.
최근 회사나 가정의 비상약으로 비치하기 쉬운 노란색 철제 틴케이스 포장도 출시됐다.
베나치오 에프액베나치오 제품명은 말 그대로 ‘아픈 배가 낫지요’라는 뜻을 가지고 붙여졌다.
액상소화제로는 최근에 개발된 제품인데 기능성 소화불량 개선에 중점을 두고 만든 소화제로 기존의 제품과는 조금은 다른 컨셉의 제품이다.
위 머무름 시간을 단축해 위장운동 개선 효과를 보이는 창출의 함량이 다른 제품보다 높은 것, 스트레스 완화 작용와 담즙 분비 작용이 있는 회향과 각종 자극으로부터 위를 보호해 주는 감초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모티리톤으로 입증된 현호색의 함량도 다른 제품보다 높다.
독일의 국민소화제 이베로가스트(Iberogast)의 허브성분을 참고한 herbal essence를 사용한 것도 다른 액상 소화제와 다른 점이다.
국내 OTC 액제소화제 중 최초로 임상시험을 통해 급체,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통증 등 다양한 소화불량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고 한다(베나치오큐액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3. 위장약에 함유된 생약의 기능오타이산, 노루모에스산, 베니치오에프액 제품에 함유된 생약 성분의 유효성분과 기능은 <표4>와 같다.
이중 몇 가지 주요 생약에 대해 알아보자.
회향(茴香) 회향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라서 유럽의 요리에도 많이 사용되는 생약이다.
이탈리아 요리인 파스타나 리조또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해 향을 회복시키는(茴香) 작용을 한다고 한다.
가느다란 날개 모양의 잎은 생선 요리의 냄새를 없애고 피클에 사용됐다. 또한 열매는 소시지와 빵 등의 맛을 내는데 사용됐고 구취를 없애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식후에 입에 넣고 씹는 나라도 있다.
phenylpropanoid계의 trans-anethole, estragole(4-allylanisole), p-anisaldehyde 세 성분이 지표성분으로 특유의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이다. 소장 운동을 촉진하고 항경련 작용이 있어 어린이 복통에도 사용했다.
한방에서는 방향성 건위, 정장, 구풍, 거담, 스트레스 완화작용, 담즙분비 촉진 작용으로 위장약에 사용되고 있다. 그 외 간보호작용, 심근경색, 동맥경화, 항산화, 항염증, 골다공증, 관절염에 대한 약리학적 연구결과가 있다.
고목(苦木 소태나무)약용부분인 나무뿐만 아니라 잎이나 나무껍질 등이 모두 매우 쓰다고 해서 ‘쓴 나무(苦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예전에는 이 나무를 달인 물로 가축이나 농작물 등의 살충제로 사용하거나 민간으로 옴치료에도 사용했다.
주성분은 quassinoid 계의 nigakinone으로 위장관의 혈류량을 증가해 위기능을 항진해 고미 건위제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오타이산과 동일하게 제품을 개발한 위푸린산(정우제약), 위스타산(아이월드)등의 제품에만 사용되고 있다.
감초 (甘草)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생약으로 기원전 5세기경의 의학서에도 기재돼 있을 정도로 가장 오래된 역사가 있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단맛이 있는 생약이라서 한방처방에 기본으로 배합되며 서양 각국에서는 리코리스(licorice) 과자, 젤리, 사탕 등 간식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감초의 성분은 대체로 triterpenoid계, flavone계, isoflavone계의 세 계열로 구분되고 주요성분 glycyrrhizin과 liquiritigenin 등이 있다.
위염 및 위궤양 억제 효능이 있어 위장약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H.pylori균에 대한 항균활성과 위산에 의한 염증 손상 개선효과도 있다.
또 COX-2 및 5-LOX 저해작용으로 항염증작용과 항류마티스작용이 있고 진해거담, 진경, 근육통, 인후통증 완화, 항알러지효과, 간보호 효과 등으로 많은 OTC에도 두루 사용되는 성분이다.
다만 과량으로 오래 복용하면 glycyrrhizin에 의한 부종, 저칼륨혈증, 고혈압, 근수축이상, 알도스테론증을 유발하므로 고혈압 환자나 부신피질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최근에는 Pseudomonas aeruginosa에 대한 항생제의 대안으로써 효능과 유방암의 폐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 등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 지고 있다.
창출(蒼朮)베나치오에프액에 함유된 성분으로 위장관 운동 개선 효과의 핵심 약물이라고 하겠다.
Β-eudesmol과 hinesol 혼합물이 위장관 운동을 촉진해 위머무름시간을 단축해 주고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궤양 예방 작용이 있다.
소화관과 피하조직의 수분대사를 개선해 이뇨, 발한작용이 있어 한방에서는 습병 즉, 여름철에 날 음식과 차갑고 기름진 음식을 과식해 비위가 상한 경우 사용한다. 그 외 진경, 진정작용, 항염증 작용이 있다.
현호색(玄胡索)현호색은 베나치오에프액이나 까스활명수에 사용되는 생약으로 ETC 천연물신약인 모티리톤의 주성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호색은 양비귀과 덩이 줄기로서 주요성분은 알칼로이드계인 tetrahydropalmatine, protopine 등인데 항고혈압, 위산분비억제, 진정, 항경련, 항부정맥, 혈소판응집억제효과, cholinesterase 억제효과, 기억력 개선효능, glutamate 감소효과, GABA-수용체 결합증가효과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정혈, 진통, 진경약으로 두통, 위통, 생리통 등에 사용한다.
특히 생리불순에 의한 하복부 통증에 효과가 있고 항궤양약으로도 사용한다. 최근 항불안 작용, H.pylori균에 활성 작용, 항골다공증 효능 항암 효능 등의 약리활성 연구가 되고 있다.

한정선 약사. 오성곤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