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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찾아라

사회약학이란 무엇인가 <1>

2020-11-02 05:50:27 주혜성 기자 주혜성 기자 hsjoo@kpanews.co.kr

약국과 약사 그리고 의약품은 시대적 변화와 함께 더 이상 조제실 안에만 머무르는 전문가의 배타적 영역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복잡 다단한 환경과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협의하고 대립하며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공공의 영역 속에 있다. 그래서 명칭 그대로 ‘사회 약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약사공론 대한약사저널은 리병도약사(참좋은약국 대표)와 함께 사회약학 연재를 시작한다. 앞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행동하는 지성으로 잘 알려진 리 약사는 사회약학에 대한 정의와 과제, 앞으로의 문제와 방향까지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사회약학이란 무엇일까? 이름으로 봐선 사회학을 기반으로 한 약학의 한 분야라는 느낌이 든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약사(藥事)와 관련된 재료를 가지고 사회학적인 도구로 무언가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문분야이다. 

연재를 하면서 우선 사회약학이 무엇인지 알아본 후 간단한 우리나라 사회약학의 역사를 알아보자. 

이어 사회약학에서 다루는 사회보장, 보건의료 및 약국 약사의 역할, 의약품개발, 생산, 유통에 있어서의 제반문제와 이를 다루기 위해 보건연구방법론 등 사회약학에 필요한 기초와 현재 우리나라 사회약학의 문제와 향후 대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회학은 인간의 삶과 사회적 집단 전체 사회와 인류에 대한 과학적 탐구 및 관찰을 하고 이를 알아보는 학문분야이다. 

사회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의 공통인 관심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다양한 의도를 갖고 모여 새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를 맺는다.

사회학은 우선 그런 현상이 발현될 때 겉으로 드러난 의도와 그 속에 숨어 있는 의도의 차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객관적?합리적?역사적으로 비교?분석한다. 

그리고 이들 사회현상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의도한 결과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구분해 낸다. 

그래서 이러한 구분을 통해 숨어 있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사회학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약학은 화학 생화학 물리학 생리학 약리학 등이 핵심을 이룬다. 하지만 약을 소비하는 주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약학이 현실에서 사용될 때는 사람들과 그 가족, 그가 속한 사회와 깊이 연관돼 있어서 실제 약학이 사용되는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자연과학만으로는 부족하며 인문학과 사회과학 지식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필자가 1990년대 말 사회약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도 그 당시 하던 약사활동이 다 사회학적  영역과 약계 현안이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의보통합 의약분업 한약분쟁 암부터무상의료운동 의약품접근권운동 의료민영화반대 공공의료강화 등 이 모든 주제가 사회약학이 다루는 영역이었다. 즉 사회약학은 약사회 활동 자체였던 것이다.



사회약학은 약과 사회와의 관계를 분석
박혜경 교수는 사회약학에 대해 “약학은 약물과 인체와의 관계 다시 말해 약물이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약리작용에 주안점을 둔다면 사회약학은 이것을 사회적 관계로 확대시킨다. 

의약품과 이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사회적 역할, 정책 접근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망라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사회약학’ 이란 의약품 및 약사서비스(약료), 환자와 관련된 사회 현상과 영향에 대해 경제학, 경영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적 이론과 방법론을 적용해 관련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수준의 개입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의약품 치료성과(treatment outcomes)를 최적화하고자 하는 학문 분야를 말한다.

사회약학은 학문을 위한 학문만은 아니다. 어느 분야보다 실용성이 강조된다. 

사회 속으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바로 21세기 우리의 현실 속에서 발등의 불이 된다. 예로 한미FTA 협상에서 미국 측은 의약품 경제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인력도 없으면서 어떻게 포지티브 리스트를 추진하려 하냐며 이에 대한 도입반대 논리를 제기했었다. 

바로 사회약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국가 간의 협상에서도 표면화된 것이다.

이의경 교수는 “의약분업을 시작으로 한미FTA협상, 정부의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 등을 통해서 사회약학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졌다. 

이에 관련한 인력 양성도 매우 시급해 졌다”며 약제비가 전체 건강보험의 30%를 차지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데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과학적 합리적인 근거(evidence) 하에서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적이 있다.

사회약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약품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약사들이 앞으로 사회약학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창약, 조제, 복약지도 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 의약품 관련 사회적 이슈는 점점 늘어날 것이며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연구에 기초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학문적 교육적 기틀을 마련하고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인력이 확보된다면 좀 더 다양한 분야들과의 소통을 통해 관심 주제 영역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리병도 약사. 참좋은약국 대표, 전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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