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의도하지 않은 임신은 개인의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피임을 시작하기 전 경구피임제를 포함한 다양한 피임방법의 효과와 사용방법, 장점 및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피임을 시행하려는 환자와 관련한 정보, 예를 들어 나이, 흡연상태, 동반질환 및 복용약물 등을 수집하고 이를 평가하여 적절한 피임방법을 선택하도록 한다.
경구피임제 복용은 다양한 피임방법 중 하나이다. 약물용법을 잘 준수하여 적절하게 복용한다면 피임에 매우 효과적이다.
경구피임제 작용기전경구피임제는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onadotropin-releasing hormone)의 분비를 방해하여 배란(ovulation)을 억제함으로써 피임효과를 나타낸다. 황체형성호르몬(luteinizing hormone)과 난포자극호르몬(follicle-stimulating hormone)의 분비도 억제한다.
경구피임제는 일반적으로 복합 에스트로젠과 프로제스틴(combined estrogen-progestin)을 포함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구피임제의 에스트로젠과 프로제스틴 시너지효과는 피임에 효과적이다.
에스트로젠은 난포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난포생성(folliculogenesis)을 방해한다. 이는 경구피임제의 주요 작용기전이다.
프로제스틴은 자궁내막(endometrium)에 작용하여 착상(implantation)이 용이하지 않게 하고, 자궁경부점액(cervical mucus)의 점도를 증가시켜 정자가 투과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또한 정상 난관운동(tubal motility)과 연동운동(peristalsis)을 방해한다.
경구피임제 성분경구피임제의 에스트로젠 성분은 일반적으로 저용량 에티닐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 50mcg 미만)을 포함한다.
프로제스틴은 몇가지 다른 성분으로 시판되고 있다.
△에스트로젠
경구피임제 성분으로 처음 사용된 에스트로젠은 메스트라놀(mestranol)이다. 메스트라놀은 간에서 에티닐에스트라디올으로 대사된다.
최근 경구피임제에 포함된 에스트로젠은 대부분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이다.
국외에서는 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estradiol valerate), 17-베타 에스트라디올(17-beta estradiol), 에스테트롤(estetrol)을 포함한 경구피임제도 시판되고 있다. 에티닐에스트라디올과 비교하여 지혈(hemostasis), 섬유소용해(fibrinolysis), 지질(lipids)에 미치는 효과가 덜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혈전색전증(thromboembolism)의 위험을 감소시키는지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 2mg은 에티닐에스트라디올 10mcg과 등가(equivalent)이다.
에티닐에스트라디올 50mcg 이상을 포함하는 고용량 에스트로젠의 사용은 메스꺼움, 구토와 같은 위장관 이상반응을 빈번하게 일으킨다. 또한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사용되는 경구피임제에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 20~35mcg이 포함되어 있다.
에스트로젠은 응고시스템에 관여하는 간 단백질을 자극하여 혈전색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경구피임약에 포함된 에스트로젠은 다른 에스트로젠 제제와 마찬가지로 타이록신-결합글로불린(thyroxine-binding globulin), 코티솔-결합글로불린 cortisol-binding globulin,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ex hormone-binding globulin)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킨다.
△프로제스틴
프로제스틴은 시장에 출시된 시기를 기준으로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로 분류한다<표1>. 이러한 분류는 약제의 화학구조나 생리학적 차이에 기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3세대 또는 4세대 프로제스틴은 이전 약제와 비교하여 안드로젠 관련한 이상반응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2>는 각 프로제스틴 성분에 따른 안드로젠 활성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3세대 프로제스틴 중 게스토덴(gestodene)과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은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이 약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은 구조적으로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과 관련이 있으며 프로제스틴 활성 뿐 아니라 항안드로젠(antiandrogenic), 항미네랄코티코이드(anti-mineralocorticoid) 특징을 가진다.
드로스피레논은 항미네랄코티코이드 특징으로 칼륨보존효과(potassium-sparing effects)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여성의 경우 드로스피레논을 포함한 경구피임제를 복용은 고칼륨혈증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만약 고칼륨혈증을 일으키는 다른 약물과 드로스피레논을 포함한 경구피임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 칼륨 모니터링을 권고한다.
경구피임제 사용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경구피임제에 포함된 에스트로젠 또는 프로제스틴은 피임효과 뿐 아니라 신체에 다른 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피임제를 복용하는 것이 부적절한 군을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전생성과 관련한 변이가 있는 경우 경구피임제의 사용은 정맥혈전색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환자에게는 에스트로젠을 포함한 경구피임제 사용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구피임제 사용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는 다음과 같다.
- 나이 35세 이상이며 하루 15개피 이상 흡연자
-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를 다수 가지고 있는 경우
- 고혈압(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 100mmHg 이상)
- 정맥혈전색전증(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 허혈심장질환
- 뇌졸중 과거 병력
- 복잡 판막심장질환(폐고혈압, 심방세동, 아급성세균성 심내막염의 과거 병력)
- 유방암
- 중증의 경화증
- 간세포샘종(hepatocellular adenoma) 또는 악성간암(malignant hepatoma)
- 전조증상(aura)이 있는 편두통
- 20년 이상 지속된 당뇨병 또는 당뇨병합병증(신장병증, 망막병증, 신경병증)
피임 외 사용경구피임제는 피임 목적 외에 특정 부인과질환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경구피임제는 다낭난소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으로 인한 희발월경(oligomenorrhea), 비정상 자궁출혈, 월경편두통,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월경전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등 월경주기장애(menstrual cycle disorders)를 가진 여성에게 사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으로 인한 골반통증(pelvic pain), 만성 골반통증, 월경통(dysmenorrhea) 등의 골반통증장애(pelvic pain disorders)가 있는 경우 증상을 감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구피임제를 사용할 수 있다.
경구피임제는 심한 통증을 동반한 난소낭종(ovarian cysts)의 병력이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배란을 억제하여 새로운 낭종의 생성을 방해한다.
경구피임제의 사용은 프로제스틴의 안드로젠 활성 정도에 따라 안드로젠과다증(hyperandrogenism)과 관련한 피부 증상, 예를 들어 여드름이나 남성형다모증(hirsutism)을 감소시킨다.

김현아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참고문헌1) El-Ibiary SY, Shrader SP, Ragucci KR. Contraception. In: DiPiro JT, Talbert RL, Yee GC, et al, eds. Pharmacotherapy: A Pathophysiologic Approach. 11th ed. New York, NY: McGraw-Hill Inc; 2020.
2) El-Ibiary SY, Hardman JL. Contraception. In: Koda-Kimble MA, et al, eds. Applied Therapeutics: The Clinical Use of Drugs. 11th ed.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