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경구피임제는 다양한 피임방법 중 하나이다. 용법을 잘 준수하여 적절하게 복용한다면 피임에 매우 효과적이다.

경구피임제는 다양한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상호작용으로 경구피임제의 효과가 감소한다면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피임방법이 필요하다.

경구피임제는 함께 복용하는 다른 약물의 효과를 증가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경구피임제를 사용한 피임을 계획 중인 여성이 기저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경구피임제와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경구피임제 약동학
경구피임제의 약동학과 관련한 상호작용은 에스트로젠(estrogen)과 프로제스틴(progestin)이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기인한다. 대부분 CYP3A4 효소가 관여한다<표1>. 

 
따라서 CYP 효소유도제 또는 CYP 효소억제제를 동시 복용하는 경우 경구피임제 혈중농도가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 있다.

△에스트로젠
경구피임제의 에스트로젠 성분은 대부분 에티닐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이다.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은 경구투여 후 광범위한 1차통과대사(first-pass metabolism)를 거친다.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은 약 45%이다.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은 주로 CYP3A를 통하여 대사되며, 일부는 CYP2C9으로 대사된다. 매우 적은 양이지만 CYP1A2 및 CYP2C19 대사를 억제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프로제스틴
프로제스틴은 성분에 따라 대사되는 경로가 다양하다. 에티닐에스트라디올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CYP3A4에 의해 대사된다. 

△단백결합
경구피임제의 에스트로젠은 다른 에스트로젠 제제와 마찬가지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ex hormone-binding globulin), 타이록신-결합글로불린(thyroxine-binding globulin), 코티솔-결합글로불린(cortisol-binding globulin)을 증가시킨다. 이는 유리 테스토스테론(free testosterone)과 타이록신(thyroxine)의 혈중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알부민과 같은 혈중 단백질이 경구피임제와 결합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경구피임제 효과에 영향을 주는 약물
△CYP 효소유도제(enzyme inducers)
경구피임제와 동시에 복용하는 약물이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유도제(특히 CYP3A)인 경우, 피임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표2>. 


경구피임제를 효소유도제와 같이 복용해야 하는 경우 대체 또는 추가 피임법을 사용한다. 

페니토인(phenytoin),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과 같은 항경련제(antiseizure drug)는 대표적인 효소유도제이다. 이러한 약물은 간대사효소의 활성과 경구피임제의 대사를 증가시킨다. 따라서 경구피임제를 동시 복용하는 경우 피임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리팜핀(rifampin) 또한 대표적인 대사유도제이다. 경구피임제와 리팜핀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 혈청 에티닐에스트라디올과 프로제스틴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항진균제인 그리세오풀빈(griseofulvin)과 경구피임제의 동시 복용은 피임 실패와 관련있다는 사례보고가 있다.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단백질분해효소억제제(protease inhibitors), 예를 들어 리토나비르(ritonavir), 로피나비어/리토나비르(lopinavir/ritonavir), 리토나비르 포함제제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 및 노르에틴드론(norethindrone) 수치를 감소시킨다. 

성요한풀(St. John’s wort)과 경구피임제의 동시복용은 배란 및 출혈을 증가시킨다는 사례보고가 있다. 
이는 성요한풀에 의한 대사유도효과가 경구피임제의 대사를 증가시키고 피임효과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CYP 효소억제제(enzyme inhibitors)
경구피임제와 동시에 복용하는 약물이 효소억제제인 경우 경구피임제의 혈중농도가 증가하고 잠재적으로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경구피임제와 CYP3A 억제제 동시 복용은 에티닐에스트라디올과 프로제스틴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강력한 CYP3A4 억제제인 케토코나졸(ketoconazole)은 프로제스틴 성분 중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 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경구피임제의 혈중농도 증가로 인한 이상반응의 발생 빈도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구피임제에 의하여 효과가 변화하는 약물
△항경련제 
페니토인, 페노바르비탈, 카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oxcarbazepin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펠바메이트(felbamate)와 같은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여성이 경구피임제를 사용할 경우 항경련제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항전간제와 경구피임제를 동시에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경구피임제는 라모트리진(lamotrigine)의 청소율을 증가시켜 라모트리진 농도를 약 45~60% 감소시킨다. 이는 발작(seizure)이 조절되지 않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가바펜틴(gabapentin),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 발프로산(valproate), 조니사미드(zonisamide)는 경구피임제를 병용투여하였을 때 피임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구피임제 외에 다른 피임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면, 에티닐에스트라디올 용량을 최소 30mcg 포함하는 제제를 사용하거나, 반감기가 긴 프로제스틴(예. drospirenone, desogestrel, levonorgestrel) 제제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한다. 또한 항경련제의 효과를 주의깊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타
항우울제, 항고혈압제, 항염증제 계열의 약물은 경구피임제와 동시에 사용하였을 때 혈중농도 및 약물 효과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표3>. 


참고문헌
1) El-Ibiary SY, Shrader SP, Ragucci KR. Contraception. In: DiPiro JT, Talbert RL, Yee GC, et al, eds. Pharmacotherapy: A Pathophysiologic Approach. 11th ed. New York, NY: McGraw-Hill Inc; 2020. 
2) El-Ibiary SY, Hardman JL. Contraception. In: Koda-Kimble MA, et al, eds. Applied Therapeutics: The Clinical Use of Drugs. 11th ed. 2017.
3) Sun H, Sivasubramanian R, Vaidya S, et al. Drug-drug interaction studies with oral contraceptives: pharmacokinetic/pharmacodynamic and study design considerations. J Clin Pharmacol. 2020;60 Suppl 2:S49-S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