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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병태생리의 최신 지견 <2>

우울증 환자 적응면역계·선천면역계 변형 관찰

2021-02-08 05:50:55 주혜성 기자 주혜성 기자 hsjoo@kpanews.co.kr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혹은 주요우울증(major depression)은 흔한 기분장애 로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암 등 다른 질환과도 관련되며 무엇보다 우울증 환자에서 자살위험성이 증가해 사망률에 기여하게 된다. 우울증의 발병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유전적?환경적 인자가 발병에 관여하고 아동학대 경험, 가족력, 스트레스 등이 위험인자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영향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 연구되고 있으며, 질병의 취약성에 관여하는 유전 인자와 더불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후생유전체(epigenome)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우울증의 병태생리에서 염증 반응과 면역계 이상,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 신경발생/신경가소성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우울증의 병태생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모노아민 가설에 기반한 기존 우울증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리=약학정보원 학술정보센터]

<지난호에 이어서>
HPA 축
상기에 기술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은 주요우울장애의 병태생리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시스템이다. 

정상 생리 상태에서 코르티솔은 음성 피드백 조절을 통해 중추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CRH),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rginine vasopressin, AVP)의 분비를 억제하게 된다. 

그러나 우울증에서는 이러한 음성 피드백 저해가 약화되어 시상하부에서 CRH, AVP의 과다 활성이 나타나고 뇌하수체 전엽에서 ACTH 분비가 증가하여 만성적인 코르티솔 증가가 나타난다. 

HPA 축의 변화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과도한 분비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매개 피드백 저해에 대한 이상이 복합되어 발생한다.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 코르티솔 수준이 증가했으며, HPA 축의 변형은 환자의 인지 기능 장애와 관련성이 있었다. 

HPA 축의 변형은 멜란콜리형이나 정신병형 특징을 가진 중증 우울증에서 더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HPA 축의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불량한 임상 반응과 높은 재발율과 관련됐다.

이러한 발견에도 HPA 축 이상을 교정하는 우울증 치료 전략에 대한 임상적 시도에 대해서는 아직 혼재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항우울제로 치료한 50% 환자에서 정신병리학적 개선과 관계없이 치료 전?후 코르티솔 수준이 유사하게 나타난 반면, 정신병형 특징이 있는 주요우울장애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차단제인 mifepristone(RU-486)이 정신병성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따라서 주요우울장애 환자 중에 HPA 축 변형과 관련하는 임상적?생물학적 특징을 갖는 하위군에 특이적으로 HPA 축 기능 조절제(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차단제 등)를 적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면역계 및 염증
면역계는 신체적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반응하며 인체의 통합 시스템(HPA 축, 중추신경계, 자율신경계)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체를 방어한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적응면역계와 선천면역계의 변형이 관찰되었으며, 우울증의 병태생리에서 면역 시스템의 이상이나 염증의 역할에 대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신경영상 및 사후 뇌 검체 연구 결과,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 중추신경계 신경 염증과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활성화가 관찰되어 우울증의 발병과 악화에서 염증의 역할이 조명되고 있다. 

주요우울장애와 자가면역질환 간 상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는 자가면역질환(전신홍반성루푸스, 류마티스성관절염, 자가면역성 갑상선염, 다발성 경화증, 과민성장질환 등)의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역으로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 우울증 발병 확률이 증가한다. 

이전에 심각한 감염이나 자가면역 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추후 우울증 발병 위험이 증가했으며, 아동기에 높은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수준은 성인에서 우울증 발병과 상관성이 있었다. 

메타 분석 결과, 주요우울증 환자의 혈청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급성기 단백질(IL-6, TNF, CRP) 수준이 높았으며,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암 치료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치료(IL-2나 IFN-γ 등)를 받은 환자에서 우울 증상이 증가했다.

말초에 존재하는 사이토카인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여 중추신경계로 이동하여 뇌의 기능이나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증의 발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으로 말초 사이토카인은 성상세포, 미세아교세포, 신경세포 등 중추신경계 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염증 신호는 염증반사(inflammatory reflex)를 통해, 세포 기전(말초염증세포에 의한 중추신경계 침윤)이나 미주신경(vagus nerve)을 경유해 중추신경계로 전달될 수 있다. 

이러한 경로로 중추신경계에 수렴된 사이토카인 신호는 분자적 기전(예. 수용체 발현), 신경발생, 신경가소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우울증의 병태생리 과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주요우울장애에서 염증의 잠재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는 우울증 치료제로서 항염증제를 적용하는 시도를 이끌게 됐다.

유전자, 환경과 상호작용
주요 우울증의 발병에서 유전성(heritability)은 약 35%로 추정되며 다유전자성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나 형제에서 우울증이 있는 경우 주요우울장애 발병 위험이 1.5~3.0배가량 증가한다. 전유전체 연관분석(GWAS) 결과, 시냅스 구조나 신경전달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다소 적은 영향을 미치는 다수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의 발병은 유전적 인자와 더불어 환경적 인자에 영향을 받는데, 주요우울장애를 촉발하는 환경인자의 잠재적인 역할은 예전부터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성인에서 스트레스 사건(치명적이거나 만성적인 질병, 재정적 어려움, 해고, 분리, 사별, 폭력 등)과 우울증의 관련성은 매우 잘 확립되어 있다. 

생물학적으로 우울증의 소인을 가지는 사람은 스트레스 사건에 취약한 반면, 그렇지 않은 집단은 스트레스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또한 아동기에 겪은 감정적 태만이나 아동학대는 향후 성인에서 스트레스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주요우울증을 촉발하는 환경 요인으로 작용하며 우울증의 심각도, 만성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요우울장애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환경 인자가 직접적으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고, 일부 유전자는 환경 인자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관련 유전적 변이와 더불어 스트레스 등 다른 환경 인자의 노출이 동반되어 우울증의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데, 이를 유전자-환경(gene-environment, GxE)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이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은 분자적으로는 후생유전학(epigenetics) 기전이 관여하며, 환경 인자에 의한 뇌의 신경생물학적 변화와 신경가소성 조절 기전이 밝혀지고 있다. 

스트레스 경험과 같은 환경적 자극은 유전자 자체(DNA 서열)가 아닌 후생유전학적 변형(메틸화, 히스톤 변형, miRNA 변형 등)을 통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에 기여한다. 

우울증의 치료적 중재는 이러한 후생유적학적 변형에 관여함으로써 치료 효과에 관여할 수 있다고 제시되고 있다. 

특히 임신 중 자궁 내에서나 생후 초기 수년에 일어나는 후생유전학적 조절 이상은 신경·정신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제시됐다.

생애 초기에 겪은 트라우마는 HPA 축 변형을 통해 이후 삶에서 우울증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기에 부정적 경험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유전자의 메틸화를 통해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기능 저하를 유도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기능 감소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저항성을 유발하여 코르티솔에 의해 억제되고 있던 염증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동기에 성적, 신체적 학대를 겪은 경우, 성인기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 시 HPA 축 활성이 증가하여 우울증의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결론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과 임상 프로파일을 보이는 기분장애로, 적절한 약물 치료에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노아민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의 한계점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명확한 우울증에 대한 병태생리학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현재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우울증의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유전학, 후생유전학 연구와 신경영상 기술 등의 발달은 우울증의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환경적 위험인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이론적 토대가 되고 있으며, 염증이나 HPA 축, 신경발생/신경가소성 측면의 새로운 병태생리학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우울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기반으로 기존 모노아민 가설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신규한 약물 타겟이 개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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