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치료에서 영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자의 영양 불량이 의학적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 주요 병원에서는 환자 영양 불량의 원인이 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 영양사, 약사, 간호사 등이 한 팀이 되어 조직된 영양집중지원팀을 운영하는 사례도 일반화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약사저널은 약사의 보다 폭넓고 깊이있는 환자 상담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국내 주요 대학병원 약제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상영양전문가들을 초빙, 월별 테마질환에 맞춘 ‘임상영양 길라잡이’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호에 이어서>
2. Macronutrient(1) 탄수화물
총 에너지섭취량에 대한 탄수화물로부터의 에너지 섭취 비율은 건강문제와 관련이 있다.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탄수화물로부터 에너지를 섭취하는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고혈압이나 당뇨,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우리나라 성인 중 절반 이상이 총 에너지 중 70% 이상을 탄수화물로부터 섭취하고 있었으며 60대 이상의 연령에서 그 경향이 뚜렷했다.
여러 연구 및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KDRIs에서는 탄수화물의 만성질환 위험 감소를 위한 섭취기준으로 총 에너지섭취량 중 탄수화물로부터의 에너지 섭취 비율인 에너지 적정비율(acceptable macronutrient distribution ranges, AMDR)을 설정했고 1세 이상 모든 연령에서 55~65%이다.
2013~2017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남녀 모두 50세 이후에 탄수화물로부터 에너지를 섭취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50세 이후 여성에서는 69.5%로 에너지 적정 비율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에너지 섭취 중 탄수화물의 섭취 비율을 낮추는 균형 있는 식사가 필요하다.
탄수화물은 곡류, 감자류, 과일류, 당류 등을 통해 섭취될 수 있다. 섭취된 탄수화물은 급원식품에 따라 혈당을 높이는 정도와 혈액 내 인슐린 농도에 영향을 준다.
당지수(glycemic index, GI)는 50g의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는 특정 식품을 섭취한 후 2시간 동안 혈당 반응 곡선의 면적을 측정해 이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계산한 값을 말한다. 포도당의 GI 100을 기준으로 흰 밥 86, 고구마 61, 사과 38, 우유 27 등 GI는 식품에 따라 다르다.
한편 식품마다 섭취하는 1회 분량이 다르고 1회 분량에 함유된 탄수화물의 양이 다르므로 식품의 일상적인 1회 분량을 섭취했을 때의 혈당 반응을 계산한 당부하(glycemic load, GL)의 개념도 사용되고 있다<표2>.
GI와 GL이 여러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메타분석(meta-analysis)한 결과 GI나 GL이 낮은 식사를 한 경우에 식후 혈당이 낮았으며 과체중, 비만, 당뇨병, 심장 질환의 위험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2) 단백질
2020년 KDRIs에서는 65세 이상 여자의 권장 섭취량 기준이 상향 조정되어 65~74세의 단백질 섭취량은 1.0g/kg/일, 75세 이상은 1.08g/kg/일이 됐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국내외 연구결과들에서 노쇠 및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최소 1.1g/kg/일 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노쇠 및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단백질 섭취 기준을 제시할 만큼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폐경기부터는 호르몬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동물성 단백질에 치중하기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과의 조화로운 섭취가 필요하다.
콩류, 우유, 어패류는 1일 1회 먹는 것이 좋다.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이라는 물질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적으로 비슷하고 생물학적 작용도 유사하기 때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도 불린다. 콩을 섭취하면 유방암이나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 예방뿐만 아니라 혈청콜레스테롤 농도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3) 지방
지방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해 두배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비만과 관련된 만성대사성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섭취 제한 시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할 수 있고, 지용성 비타민과 필수 지방산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의 에너지 적정 비율은 15~30%이며 포화 지방, 트랜스지방을 많이 함유한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단가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도록 한다<그림3>.
에스트로겐은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농도를 저하시키고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폐경기에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해 심장 질환, 뇌졸중과 같은 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심혈관질관의 주요 위험요인인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방의 섭취량보다 지방산의 종류에 따른 영향이 잘 알려져 있다.
오메가-3 지방산, 특히 EPA(Eicosapentaenoic acid)와 DHA (Docosahexaenoic acid)의 섭취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고한 다수의 역학 및 임상 연구가 있다. 연구결과들은 어패류 섭취를 통한 것이며 어유 보충에 따른 효과는 주로 심혈관질환과 관련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심장병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EPA와 DHA의 섭취 수준으로 일주일에 1~2회 정도 어패류 섭취를 제안하고 있고 이는 EPA+DHA로 환산하면 250mg/일에 해당한다.
3. 비타민(1) 비타민C
대부분의 동물들은 체내에서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몇몇 포유류들은 비타민C 생합성을 위한 핵심 효소가 유전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효소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에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C는 피부 미용에 좋은 영양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는 콜라겐 합성에 관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피부, 뼈, 근육, 혈관, 연골과 같은 결합조직에 있는 단백질로 비타민C는 콜라겐이 지속적으로 합성되도록 도와주어 뼈 건강에 도움을 주며 특히 폐경기 여성의 뼈 무기질 함량을 증가시키는데 연관이 있다.
비타민C를 함유한 음식은 칼슘 급원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경우 콜라겐 합성 효과가 더 증가된다. 50세 이상 여성의 비타민C 권장 섭취량은 100mg으로 하루에 과일 1~2개를 먹고 신선한 채소 70~150g 정도만 섭취해도 충족된다<그림4>.

김정현 약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