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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의 '약물 컨트롤타워'…"병원약사는 숨은 보석"

치료제부터 임상까지...약사 전문성으로 환자안전 최선

2020-03-30 06:00:59 이종태 기자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의료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병원에서는 사실 병원약사들의 존재감이 드러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처럼 비상상황에서는 매스컴에서도 스포트라이트는 늘 의료인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약사로서 전문성을 가지고 환자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병원약사들이 부각되고 있다.

치료제 확보를 위한 치료목적사용승인, 임상시험은 물론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클로로퀸, 칼레트라 등 약물의 확보 및 공급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약국가를 중심으로 1차방역기지로서 공적마스크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겹쳐지면서 약사직능의 재발견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약사공론은 코로나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약제부를 찾아 전염병 비상상황시 병원약사로서의 업무와 마음가짐에 대해 들어봤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조윤숙 약제부장, 장홍원 임상약무파트장, 조윤희 조제과장, 서성연 약무과장


◇의료기관내 약물수급의 컨트롤타워

서울대병원 조윤숙 약제부장은 “코로나로 전국이 비상에 걸려서 우리뿐 아니라 아마 다들 바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단순히 바쁜 것 보다는 병원약사로서 비상상황에서 작은실수라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욱 켜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설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 ‘감염 태스크포스’를 구축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초기 유행했던 ‘신종코로나’라는 이름처럼 처음에는 치료제로 알려진게 없어서 약사를 제외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중심으로 TF가 구성됐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들이 생기면서 의료진에서 합류해달라는 콜이 왔다”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약제부가 나서서 치료약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약무과에서는 필수적인 약의 수급을 맡았다. 평소 해왔던 업무는 물론이고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병원에서 치료제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약물수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나 식약처를 비록한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해외 치료제 동향이나 수급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현장의 상황도 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약제부 의약정보파트에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치료제로 부각되고 있는 클로로퀸, 칼레트라 같이 잘 알려진 약의 정보를 정리해서 다른 병원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최정윤 의약정보파트장은 일본 코로나19 치료제 동향을 분석하고, 아비간, 렘데시비르, 칼레트라의 특징과 용법, 치료시 주의사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조윤희 조제과장은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품에 있어서는 병원 각 과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각 진료과에서 신문에서 보도되는 약물을 우리병원이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이 많아서 환자치료에 지연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코로나19 임상시험, 막전막후

서울대병원에서는 최근 임상약리학과 주관으로 이뮨메드의 치료제 'HzVSFv13주'의 환자치료목적 사용을 완료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다른 치료수단이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등을 가진 환자에게 치료기회 부여 차원에서 임상시험용의약품이라도 치료 목적으로 승인하는 제도로,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임상시험약무파트에서는 의료진과 논의후 결과를 취합해 추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난 1일부터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임상시험은 국립보건원(NIH)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진행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전새계에서도 주목받는 연구다.

장홍원 임상약무파트장은 “3월 1일 미국 보건원에서 4명이 급하게 입국해서 시설을 보자고 하길래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보통 임상할때는 승인서류를 한글로도 만드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촉박해 우리쪽에서 환자동의서 말고는 바로 영어로 진행하자고 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원내 임상시험약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서 9일날 개시모임을 하고 13일날 바로 투약했는데 역사상 이렇게 집중해서 신속하게 했던 일은 없었다”면서 “4명에게 투약했는데 의료진과 환자들 모두가 위약군을 모르게 더블블라인드로 처리했다. 앞으로 30명으로 늘리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과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국립보건원과 하는 렘데시비르 연구 외에도 제조사인 길리어드 측과도 임상을 준비중이다. 

이밖에도 서울대병원 병원약사들은 최근 치료제 수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불필요한 우려를 경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서성연 약무과장은 “과거 신종플루때처럼 증상이 있으면 다 타미플루를 복용해야했던 것과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르다”면서 “이번에는 치료제로 알려진 클로로퀸이나 칼레트라 등 약물을 모든 환자가 다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을 받아도 상태에 따라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복용해야할 수 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 확진자가 늘어난다고 치료제 역시 무조건 늘어나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코로나 이후에 대한 고민

서울대병원 조윤숙 약제부장은 병원약사회 수석부회장으로 코로나 이후 병원약사들의 경험을 어떻게 담아낼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위기상황에서 후배들이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전수하고 준비해야만이 다음에도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이번 사태로 비대면으로 화상회의가 더욱 부각이 되고 있다. 우리도 쉽지는 않지만 화상회의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교육을 컨텐츠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건 서울대병원만의 의제가 아니라 보건의료 시스템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조윤숙 부장은 “재난이 아닌 평시에도 복약상담과 약은 물론 생활태도나 습관에 대해 약사들이 환자들을 잘 알고 있다면 이런 비상상황에도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평시에 환자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병원의 의료진과는 다른 약사들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기상황만큼 단점이 잘 나타날 때가 없는데 평소에 이러한 시스템을 잘 준비해야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병원약사들도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가 국민들에게 좋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하는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할 때”하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병원약사들에게 “병원약사는 필수인력이다. 각자 자기자신의 건강관리에 더 힘을 쏟고 철저하게 관리해야한다”면서 “환자건강을 위해 늘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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