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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는 왜 공적마스크 탈출을 선언했나…약국가 반응은?

노력과 희생 불구 제도적 보완 마련 감감...일방적 정책결정도 유감

2020-05-27 12:00:59 감성균김이슬 기자 감성균김이슬 기자 sgkam@kpanews.co.kr



약사회가 공적마스크 취급 종료를 선언했다. 

무엇보다 보건당국과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발표이다. 

물론 앞으로 정부와 협의를 거치겠다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지난 3개월여 동안 묵묵히 공적마스크 정책을 수행하고, 국민정서를 고려해 출구전략에 말을 아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수 밖에 없는 결정이다.

약국 현장의 반응도 엇갈린다.

그렇다면 약사회는 왜 공적마스크 취급 종료를 선언했을까. 

우선 시기적으로 적절한 출구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정부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가 6월 30일까지이기 때문에, 남은 한 달여의 시간동안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 할 대책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세균 총리 등도 공적마스크 공급방식의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직접적인 배경은 약사회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공적마스크 취급이 시작된 2월 27일부터 현재까지도 여전히 대한약사회 사무국은 끝임없이 이어지는 마스크 민원에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울 정도다.

이는 그만큼 현장의 불만과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적마스크 초기 공급의 혼란으로 시작돼 소포장과 소분의 문제, 불량제품의 유통, 가격, 대리구매 범위의 수시조정 등으로 인해 지금도 여전히 소비자와의 마찰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약사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이것이 공적마스크 취급 연장을 반대하는 약사들의 가장 주요한 이유이고, 약사회 발표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해석된다.

경기 한 약사는 “당장 어제도 700여개를 판매했다. 마스크만 판매하는 것도 아니어서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1인 약국은 더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감정노동’이 심하다. 더 이상 소비자와의 마찰을 감내할 체력과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 감정소모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정부가 이 상황을 이제는 너무 당연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적마스크 취급 초기 전 사회적으로,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 약국과 약사의 수고에 감사를 표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약국의 공적마스크 취급에 대한 제도적 정비나 대책마련은 감감무소식이다.

정부의 일방적 결정 방식도 이번 발표를 부채질 했다. 심지어 공적마스크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체인 약사회가 소외되는 사례도 실제 있었다. 당시 주요한 정책 변화를 약사회에 사전 안내 없이 언론보도 시점과 동일하게 공개해 약사회가 비공식루트를 통해 식약처에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결국 공적마스크 정책이 큰 그림없이 그때그때 임기응변식의 ‘땜질식 처방’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에서 공적마스크 면세법안이 무산된 것이 약사 회원들의 감정을 적잖이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한 약사는 “매일같이 마스크로 인해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올해가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비자들의 요구는 갈수록 구체화되고 대응이 힘들다. 마스크가 면세조차 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봉사와 희생만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의 감염병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노력이 일정 부분 배려되고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후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적마스크 취급 종료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스크 수급이 많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이태원 사태와 같이 감염병 재확산의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개학으로 인해 마스크 수요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가을 2차 대유행도 예견되는 상황에서 약국의 공적 역할에 대한 준비없이 성급히 마무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향후 감염병 재난 사태에 대한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한편 감염병 확산을 위한 시스템 개선도 당부하고 있다. 일례로 전자건강보험증 도입과 마스크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위한 기반 구축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한 약사는 “큰 관점에서 공적마스크 제도는 약국에게 커뮤니티파마시 기능을 되살려준 계기라고 생각하며, 약국의 공적 역할에 대한 진일보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공적마스크 정책의 디테일한 방법 면에서 정부의 불통, 즉 약국 현장과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제도를 유연성 있게 운영하지 못해서 약사들이 많이 괴로워 한 것은 사실이다. 약국들이 불만이 없도록 제도를 잘 운영했다면 오히려 더 좋은 제도로 꾸준히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며, 앞으로 이같은 부분이 보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한 약사 역시 “약국 현장의 어려움과 고충이 있지만 무작정 공적마스크 취급을 종료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마스크 면세나 방역물품의 보험적용 등을 다시 논의해 약국의 공적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장의 고충은 해소하는 방식으로 감염병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은 지난 2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약국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기존대로 오는 6월 30일 종료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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