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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투약 깨지면 엄청난 후폭풍 온다"

약자판기 저지 1인 시위 이틀째 "1약사 1약국 원칙 허무는 규제완화 반대"

2022-06-17 05:50:53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에서 약사사회가 약자판기 도입 저지를 위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전날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을 시작으로 11명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데 이어 16일에도 조양연 부회장을 비롯한 10명의 약사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16일 가장 먼저 1인 시위에 나선 조양연 부회장은 "약자판기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기본 원칙인 대면원칙을 부정하는 것이고 실제 운영주체가 개설약사가 아닌 약자판기 제조·유통회사로 산업유통자본에 의한 의료 민영화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약자판기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기기지만 유효성·안전성 검증을 받지 않은 판매장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약자판기가 허용되면 향후 모든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약정 협의 전면 중단과 약자판기 무효화를 위한 강력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1인 시위에 동참한 곽은호 부회장은 "약사와 의약품은 면허를 따로 두고 관리하는 영역인데 약자판기를 도입을 논의하면서 전문집단의 의견을 배제하다시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자판기는 정부가 산업을 우선 순위로 두고 할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권을 최우선으로 해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상룡 홍보이사는 "약자판기는 기본적으로 1약사 1약국 개설원칙을 훼손하며 1명의 약사가 여러대의 약자판기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상담이나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약자판기를 통해 일부 마약 성분의 감기약을 취급할 경우 악용사례가 생길 수 있다"며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약자판기 관리 주체인지 상담한 약사인지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1인 시위를 진행한 민필기 약국이사는 "1인 시위 도중 지나가던 시민이 약자판기가 도입됐냐고 물어왔다"며 "도입하려고 해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자판기가 무엇이 문제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술이나 담배도 아무나 사지 못하지 않느냐, 약도 함부로 사서 복용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특히 민 이사는 "약자판기가 허용되면 인터넷도 허용된다. 1약사 1약국 원칙을 허물려는 규제완화를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변영태 약사자율지도이사는 "대면 투약 원칙이 무너져서는 안된다. 만약 약자판기가 허용되고 약사법에서 정한 대면 투약 원칙이 깨지는 사례가 생기면 편의점약 문제와 맞물려 엄청난 영향이 동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이사는 "법령에서 판매 장소를 약국으로 한정하고, 약사가 취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만큼 의약품은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라며 "정부가 약사법의 취지나, 약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한다면 자판기와 같은 기계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1인 시위에 참여한 한갑현 부회장은 "약자판기가 규제샌드박스 형태로 논의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이 아닐 뿐만 아니라 1약사가 1약국만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은 물론 대면 투약 등 법령으로 정한 많은 부분을 무시하는 엄청난 후폭풍이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회장은 "정부가 왜 약사들이 약자판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건강권은 어떤 것과 타협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일권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약자판기는 약사의 역할을 완전박탈하는 이른바 '약사완박'"이라며 "정부가 국민에게 치명적 위해를 줄 수 있는 약자판기를 시도하는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부지부장은 "규제완화라는 목적을 위해 국민건강권을 담보로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디 정부가 건강권과 안전에 초점을 맞춰 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희원 경기 부천분회장은 "약사로서 살아온 지난 30여년간 약권에 대한 도전은 늘 있었다"며 "한약분쟁을 비롯해 의약분업, 편의점약 판매 등 그 때마다 분연히 약권수호를 외쳐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분회장은 "약자판기 등을 둘러싼 왜곡된 경제부처의 인식에 분회 회원을 대표해 기꺼이 1인 시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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