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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상대 인근약사 원고적격 인정..."편법약국 막을 근거 마련"

고등법원 '병원으로부터 약사 독립' 법적 지위 인정...유사사건 영향 끼칠 듯

2019-09-05 06:00:30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 편법약국 개설 취소소송 항소심이 사실상 약사회가 이긴 것으로 결론 나며 판결이 확정될 경우 향후 대구계명대, 천안단국대 등 병원부지내 편법약국 개설과 관련해서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병원부지 내 편법적 약국개설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도 중요했지만 원고 적격 문제에서 병원이용 환자만을 인정한 원심에 비해 문전약국 약사들의 원고 적격을 폭넓게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법원의 이 같은 해석은 편법적 약국개설을 그대로 둘 경우 문전약국 약사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제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제1행정부는 4일 창원경상대병원 부지인 남천프라자 건물 내 약국개설등록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법정에서 원고측은 약사법 제20조제5항제2호, 3호, 4호를 위반하고 있다며 약국개설 취소를 구했다.

이는 약국이 개설된 남천프라자가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 건물로 병원시설 내 약국이 개설됐거나 병원 내부 도로를 창원시에 기부채납해 병원시설 일부를 분할 변경해 약국이 개설됐다는 주장이다. 

또한 약국의 출입구가 병원 내부로 향하고 있으며 병원과 남천프라자가 연결된 지하통로가 있는 점을 들어 전용 통로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2호와 3호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증거 자료에 따르면 남천프라자가 병원부지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

재판부는 창원경상대병원 부지에 남천프라자가 편익시설로 표시돼 있으며 이후 명칭이 남천프라자로 변경됐다는 점, 병원과 남천프라자 간 도로를 기부체납해 형식적으로 분할 됐지만 위치나 구조가 바뀌는 것이 아닌 만큼 병원과 약국이 서로 독립된 공간으로 구별된다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또한 일반인이 남천프라자를 병원의 편의시설로 인식하기 쉬운 상황이며 남천프라자 내 약국이 병원 외래처방의 조제를 90% 까지 독점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특히 남천프라자가 병원의 소유로 위탁운영에도 불구 병원이 건물의 경영·관리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있음에 주목했다.

위탁운영업체가 병원에 지급한 금액을 보면 약국에 대한 매출의 절반 수준을 병원에 지급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임대수입의 흐름 등을 고려하면 병원이 사실상 건물을 운영·관리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병원은 임대인의 지위에 있고 건물 내 약국개설자는 임대차계약 유지를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만큼 처방전의 검증·견제 의무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용통로와 관련해서는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남천프라자에 약국 뿐만 아니라 제과점, 식당, 편의점 등이 입점는 점, 병원과 건물이 연결된 지하통로가 현재 폐쇄돼 있는 점 등을 볼 경우 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

법원은 따라서 남천프라자 내 약국개설이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제3호를 위반해 위법하다며 약국개설등록을 모두 취소할 것을 판결했다.

◇원고적격 여부 문전약국 약사도 인정...법원, ‘약사, 독립적 조제할 수 있는 법적 지위’ 언급 

이번 판결은 원심인 창원지방법원에서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2인에 대해서만 원고적격 여부를 인정한 것에 비해 창원경상대병원 내 건물인 남천프라자가 아닌 곳에서 문전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2인의 원고적격을 인정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2017년 11월 처음 소송을 제기할 때부터 소송단은 대한약사회와 창원시분회, 인근 약사 2인과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2인으로 구성해 다각도로 다투었는데 편법약국 개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원고의 범위가 보다 확대된 것이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본안을 다루기 전 먼저 남천프라자 건물 내 약국개설과 관련해 원고들이 단순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에 불과할 뿐인지 아니면 법규에 의해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침해됐는지 원고적격 여부를 먼저 살폈다. 한마디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한약사회와 창원시분회의 경우 약국개설등록처분과 관련해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문전약국 2인에 대해서는 해석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의약분업 취지와 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약사법 각 조항을 살펴보면 약국개설등록장소를 제한적으로 허용토록 한 것은 순수한 공익의 보호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약사들의 ‘약사법상의 장소적 제한을 위반해 개설된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 또는 ‘의료기관과의 담합 우려가 있는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까지도 개별적·구체적·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같은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에는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약사가 남천프라자 건물 내 약국개설등록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약사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제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것.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약국과 병원의 위치, 처방전 매출액이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보았을 때 약사의 법적 지위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된다며 문전약국 약사 2인의 원고적격을 인정했다.

또한 환자 2인에 대해서도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의약분업제도 취지에 비춰볼 때 특정한 장소에 약국이 개설됨으로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없을 경우 환자는 특정 장소에 개설된 약국의 개설등록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며 원고적격을 인정했다.

◇유사 편법약국 개설지 약사 소송 제기 가능성에 약사사회 ‘환영’ 

이 같은 결과에 약사사회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환자의 원고적격이 인정됐던 원심 유지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과라는 입장이었지만 인근 약사의 원고적격까지 인정되자 향후 편법약국 개설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재판결과를 직접 지켜본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굉장히 의미있는 판결이라는 입장이다.

대구계명대, 천안단국대병원의 편법약국 개설 등 움직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천안단국대병원의 약국개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으로 비록 병원부지를 유통업체 사장이 소유하고 있어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폭넓게 해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입장을 조심스레 전했다.

반면 대구계명대의 경우 보건소가 약국개설을 허가해 다퉈볼 여지조차 없었는데 이번 판결로 주변 약국이 싸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보건소가 약국개설을 허가해 법원에서 다퉈볼 여지도 없었던 사건은 금천, 강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이미 약국이 개설돼 운영중이다.

대한약사회 우종식 자문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약사법상의 장소적 제한을 위반해 개설된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 또는 ‘의료기관과의 담합 우려가 있는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만큼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권리와 더불어 약국개설과 관련한 환자, 주변약국 약사 적격문제 인정은 처음 있는 판결인 만큼 대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는 아직 단정짓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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