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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약사감시 "도대체 왜?" 불만 고조-불안 확산

약국가 “어디까지 대비하나…복지부 탁상공론 점검 실효성 있나” 토로

2019-11-19 06:00:56 감성균김이슬 기자 감성균김이슬 기자 kam516@kpanews.co.kr



“사실상 전수조사 아니냐. 그런데 무자격자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고, 명찰 패용 등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렇게 다 통보하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보름째 약사감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 가격표는 아직도 붙이고 있다. 가격표시는 보건소마다 판단이 달라서 툭하면 갈등이 일어나는 사안인데 복지부가  명확한 기준이라도 내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언제 올지 모르는 조사에 노심초사하고 있자니 꼭 죄를 지은 것 같다. 왜 약사들이 마치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처럼 불안해 해야 하느냐."

어제(18일)부터 이뤄지고 있는 전국적 약국 지도점검에 대한 약국가의 불만이 고조되는 한편 불안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시로 전국 보건소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인 만큼 행여나 꼬투리라도 잡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우선 조사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기 때문에 1월말까지 예정된 이번 지도점검 기간 내내 불안해 해야 한다.

서울 한 약사는 “일반적으로 서울 각 구 보건소의 경우,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지역별로 2인 1조로 2개조가 점검을 하는데 기존 업무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돌 수 있는 약국이 몇 곳 안된다. 결국 내 약국이 조사를 마치기 전까지 언제 나올지 점검 기간 마지막까지 초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더욱 문제는 이번 점검 대상에  △의약품 용기나 포장에 가격기재 여부 △의약품 가격표시방법의 적절성 여부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개별상품마다 표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의약품의 개별 포장에 가격 표시를 해 두기는 불가능하다.

서울의 또 다른 약사는 “예를 들어 한방제제의 경우 한 포씩 낱개로 판매하는데 보통 한 통에 120포씩 들어있다. 그러면 이거 하나하나 다 붙여야 된다는 이야기인가. 약국에 그런 식으로 취급되는 제품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약사 역시 가격 표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 약사는 “명찰이나 위생복, 약사면허증 부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가격표시는 보건당국이 약국의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약국의 경우 종합가격표 준비만 1주일을 했다. 약국에서 파는 모든 품목의 유효기한, 가격을 체크해뒀어도 혹시 하나라도 나올까봐 다 뒤져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약국가는 가격표시 점검의 명확한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한 약사는 “예전 우리 지역에서 가격표시가 문제가 되어 보건소와 지역 약사회 간에 마찰이 있었는데 다른 지역의 사례를 살펴보니 개별 포장 가격 표시에 대한 단속 기준이 각각 틀리더라. 특히 포스가 도입되어 있는 약국은 일일이 가격표를 붙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환자가 왔을 때 포스 기계로 찍어서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거기까지 검열을 한다는 것은 행정적인 검토와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 역시 “일반 슈퍼에서도 대표 가격만 표시를 하고 있는데 심지어 약국에서 가격표를 하나하나 찍어 내는 것이 국민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약사들이 환자를 케어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행정을 해줬으면 한다. 현재의 가격표시 관련 행정은 약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매점 마다 약값이 다른 건데 그걸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80년대적인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지도점검으로 인해 마약류 등 다른 부분으로까지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경기 한 약사는 “마약류는 이번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약사공론 기사를 보기는 했지만 보건소가 단속을 나왔을 때 문제 삼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로 약국 입장에서 걸리면 과태료도 적지 않고 영업정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 준비는 다 해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마약류통합시스템 실시간 보고와 관련한 행정처분 유예기간이 종료된 이후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약국 대상 지도점검이라는 점도 불안감 형성에 한 몫 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전국 보건소의 지도점검이 복지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는 점 또한 걱정을 배가시키는 부분이다.

한 약사는 “연말에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보건소 약사감시도 아니고 갑자기 복지부가 전국 보건소에 약국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진짜 배경이 궁금하다. 이런 경우는 약국한 지 30년만에 처음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그런 경우 실적 위주의 단속이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복지부가 구체적으로 주요 점검사항 등을 지자체에 안내하고, 약사회에 약국의 자율점검까지 직접 요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도점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한 약사는 “약사가 아닌 종업원 등의 조제나 판매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면 예고없이 진행을 해야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 이미 문제약국들은 카운터를 휴가 보냈다는 이야기도 우슷개 소리처럼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명찰패용과 약사면허증 게시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마약류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내 약을 판매하고, 조제하고, 복약지도를 한 사람이 약사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싶다는 민원이 굉장히 꾸준하고 빈도가 많다”며 “실제 명찰패용, 면허증게시, 위생복, 가격표시 등 사안에 대해 약국은 물론이고 일선 보건소도 신경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며, 마약류는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국적 지도점검과 관련해 복지부가 약국에 자율점검을 당부한 내용은 △약국 관리상의 준수사항 준수 여부 △약국등록증 원본과 약사 면허증 원본을 약국 내 보기 쉬운 곳에 게시 △의약품 용기나 포장에 가격기재 여부 △의약품 가격표시방법의 적절성 여부 등이다.

또한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경우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임을 표시·광고하는 행위 △의약품 판매기준 준수 여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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