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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달력 주세요" 연말마다 스트레스 받는 약사들

물량 없다 답하면 화내는 환자 다수...지나가는 행인도 약국 찾아와 요구

2019-12-11 12:00:30 김용욱 기자 김용욱 기자 wooke0101@kpanews.co.kr


새해 달력을 요구하는 약국 방문객들의 증가로 약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량이 없어 제공을 못하면 환자가 화를 내고 심지어 약국 앞을 지나가는 행인이 새해 달력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A약사는 최근 달력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제공이 어렵다고 답했다가 잔소리를 듣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약국에 준비된 달력이 떨어져 지급이 힘들다고 하자 환자가 야박하다며 화를 낸 것이다.

A약사는 “약국에서 달력을 주는 게 의무도 아니고, 공급 받은 수량에 맞춰 제공하는데 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는 환자들의 태도에 정말 힘들다”면서 “심지어 지나가는 행인이 약국 문을 열고 달력이 있는지 물어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조제와 복약지도로 바쁜 시간대에도 달력 문제로 환자와 입씨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A약사는 사비를 들여 달력 1500부를 주문 제작했다. 개당 1200원씩 총 18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환자와 실랑이를 벌이며 소모되는 시간과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를 A약사가 SNS에 올리자 “호의를 갖고 무료로 나눠주는 건데 당연하게 생각한다”, “달력 못 받았다고 약국에 찾아와 노발대발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여름에는 부채, 겨울엔 달력 안 준다고 난리다” 며 고민을 토로하는 약사들의 반응이 줄지었다. 

또 다른 B약사는 약사공론과의 통화에서 “약국에 찾아와 탁상형, 벽걸이형 등의 종류를 콕 집어서 달라고 하거나 특정 제약사 달력을 요구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달력 공급량이 많이 줄었고 약국도 소규모라 물량이 적었다”며 “달력을 찾는 환자에게 재고가 없다고 말하자 ‘이 약국은 주문 금액이 적어서 안 주나보네’ 라는 핀잔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덧붙였다.  

매년 연말이면 겪는 약국의 새해 달력 스트레스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온라인 또는 모바일 캘린더의 등장과 단가문제 등으로 제약사에서 약국으로 지급하던 종이 달력 공급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고객들의 요구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약사는 “시대가 변하면서 종이달력 인쇄가 줄어드는 현실인 상황에 제약사 영업사원들도  난감한 입장일 것”이라며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제약 뿐만 아니라 은행에서도 고객에게 달력을 주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제작 단가 문제나 모바일 캘린더 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이런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니즈(needs)는 늘고 있으니 약국에서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도 한정된 물량의 달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약국에 더 제공하거나 우선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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