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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과 다르잖아” 19억 약국 분양대금 '돌려받았다'

법원, 병원 10개월만 폐업 의무이행 볼 수 없다...7개 과목진료 병원 입점 약정 인정

2020-01-31 12:00:57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건물 내 약국 독점과 7개 과목 진료 병원 입점 약속에 19억원 상당의 높은 분양가로 약국을 분양받은 점포주가 향후 계약과 다르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점포주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약국 점포를 분양받은 A점포주가 컨설팅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A점포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컨설팅업체가 19억여원을 A점포주에게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A점포주와 컨설팅업체는 2018년 6월 약국 점포를 19억여원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며 특약으로 건물내 약국 단독으로하며 병원 미입점시 원금만 상환하기로 약정했다.

이후 건물 내 3층에서 6층까지 병원이 개업해 10개월간 운영하다 폐업했다.

A씨는 이후 건물에 내과, 소아과, 정형회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산업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7인이 있는 병원을 2019년 6월까지 입점시키라고 주장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분양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했다.

A씨는 법정에서 컨설팅업체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분양계약을 해제했다며 분양대금 19억여원과 대출이자 등 손해배상금 1억여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먼저 분양계약이 해제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법원은 △건물 외벽에 내과 등 7개 과목을 진료하는 병원이 개원할 것이라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으며 컨설팅 분양담당 직원도 7개 과목을 진료하는 준종합병원 입점이 확정됐다고 말한 점 △따라서 약국매출을 고려해 일반 점포시세보다 상당히 고액으로 약정하고 건물 내 약국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한 점 △건물 내 병원이 입점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특약을 설정한 점 △병원의 진료과목 수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계약과정을 볼 때 규모나 기간에 상관없이 아무 병원이나 입점시키면 된다는 약정으로 볼 수 없는 점 등 증거와 증언, 변론 취지를 종합해 볼 때 컨설팅업체가 계약 체결 교섭과정에서 A씨가 주장하는 규모의 병원을 입점시키기로 약정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9개 과목을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10개월 정도 운영됐지만 근무한 의사는 전문의 1명, 일반의 2명 등 3명에 불과해 환자의 숫자는 처음에 예상한 규모에 많이 미치지 못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해제되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컨설팅업체측은 10개월 간 운영된 병원의 폐원 등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병원이 운영되는 기간에라도 약정을 지키기 위해 추가로 병원을 입점시키기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컨설팅업체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컨설팅업체의 병원 내 의사 3명만 근무하는 것을 알고도 분양계약 해제를 요구하지 않아 이미 요구할 권리를 포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씨가 해제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손해배상 금액과 관련해서도 판단했다.

법정에서 컨설팅업체측은 특약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제외한 분양대금 원금만 원상회복으로 반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원금만 상환한다’는 표현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이는 약정해제권과 관련한 조항으로 해석하고 약정해제권과 별개로 인정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한다는 것을 추측할만한 다른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따라서 A씨가 주장한 손해배상액 중 이자를 제외한 금액을 컨설팅업체가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컨설팅업체가 주장한 6개월간 약국을 통해 받은 월세를 5100만원을 반환하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19억 5천여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점포주인 A씨의 변론을 담당한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임대차나 분양계약과 관련해 병원입점이 약속과 다르거나 입점하지 않았을 때 초기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사건은 초기부터 준비를 했던 사건으로 시행사의 의무에 대해 적절히 입증할 수 있었다. 경험상 섣불리 병원이나 시행사에 대응하면 불리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입점한 병원이 입점을 확약한 병원과 다른 구성이라면 해제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병원의 입점과 관련해 전문의의 입점여부에 대해 다시 한번 중요성을 판단해 준 판결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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