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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님, 감사합니다"…역사가 된 137일의 땀과 눈물

5개월간 수차례 지침 변경 아쉬움으로 남아, 정부·시민 감사 이어져

2020-07-13 12:00:32 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yi_seul0717@kpanews.co.kr

코로나19로부터 국내 방역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공적마스크 제도가 7월 11일부로 종료됐다. 시행 5개월 만이다. 공적마스크 제도는 초기 혼란도 있었지만, 국내 마스크 수급 안정화와 코로나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약사공론이 약국 약사를 웃고 울게 했던 공적마스크 제도의 5개월간의 기록을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1> 공적마스크 5개월간의 기록과 약국의 발자취
<2> 공적마스크 제도 속 빛난 약사의 전문성과 직능

◇5개월간 10차례 지침 변경…약사·소비자 모두 불편

약국은 지난 3월 6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개정고시 시행’으로 일주일 기준 1인 2매와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가동 이후 대리구매 확대 등 총 10번이나 제도가 바뀌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수시로 바뀌는 제도는 약국을 괴롭히는 일이었다. 사태 초기 시시각각 마스크 정책이 바뀌었지만 이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받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마스크를 찾으러 온 손님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바뀐 정책을 알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특히 대리구매 적용 대상은 1940년생 이전 출생자, 임산부, 2002년생, 입원환자 등 수시로 확대되고 복잡한 구조로 현장은 혼선을 겪어야 했다. 그야말로 약국 앞 안내문을 수정하고 떼었다 붙였다 반복하기 일쑤였다.

실제 4월 27일에는 공적마스크 구매 수량을 1주 2매에서 3매로 확대했고, 5월 18일에는 대리구매 범위를 전연령 가족으로 확대했다. 이후 6월 1일 마스크 5부제가 해제됐으며, 6월 18일부터 공적마스크 구매 수량이 1인당 3매에서 10매로 전면 확대됐다. 

또 정부는 당초 계획인 6월 30일 공적마스크 제도 종료를 발표했지만, 약국과 유통업체의 재고 처리 등의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7월 11일까지 연장했다. 

약사들은 지난 5개월간 공적마스크 판매정책이 바뀔 때마다 정부와 일선 약국들간에 손발이 맞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구 D약사는 “지침이 약국 약사들이 일기 전에 언론에 보도가 먼저 되다 보니 우왕좌왕 당황했던 경험이 많다”며 “분명히 지난주까지는 안 된다고 했던 지침으로 소비자에게도 양해를 구했던 부분이 바뀌는 경우도 일쑤여서 곤란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님과 다투기도 많이 다퉜다. 정부와 약국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손님과의 마찰은 약국이 고스란히 떠안았다”며 “일탈 약국도 그래서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약국은 단골들도 많이 오는데 오히려 정부의 지침이 수시로 바뀌면서 소비자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지침을 어긴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씁쓸해했다. 

◇개인적 보람+전문가 사명감 빛났다

그럼에도 약사들은 ‘공적마스크’ 제도가 나쁜 기억으로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오히려 사상 초유의 국난 사태에서 약사로서의 국민의 건강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보람으로 승화됐다고 말한다. 

즉 공적마스크 제도 시행 주체로서 지역 사회의 감염병 예방에 공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개인적 보람과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적마스크 제도 기간 약국 기사가 연일 쏟아지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있는 기회가 됐다. 약사들은 약국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강원 E약사는 “휴업과 격리 등의 손실 가능성을 감내하고 약사 본연의 업무인 조제 투약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면서도 국민건강과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타개를 위해 헌신을 다했다”며 “그야말로 울고 웃었던 5개월간의 공적마스크 제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국의 공적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부분은 괄목할 만하다. 

중복구매시스템에 주민등록번호를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는 아날로그적 제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대란 속 전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역할을 담당하면서 성공적으로 대처해왔다고 평가받고, 약사 직능의 새로운 가치도 만들었다.

경기 F약사는 “몇몇 시민이 약사들에게 불평하거나 폭행을 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다수 시민은 약국이 마스크를 판매하는 데 신뢰를 보내줬다고 믿는다”면서 “여러 차례 감사의 인사말도 들었다. 공적마스크 제도에서 국민의 인식변화는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약국이 공적인 역할을 보여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 보건 의료인으로서 국난 속 시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데는 큰 자부심이 될 것 같다. 약국은 코로나19 속 마스크 대란 초기 불안을 안정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시민 “약사님 고맙습니다” 감사인사 전달

약사들은 시민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하는 등 사실상 방역 최일선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시민들이 약사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6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적마스크 유통과 관련해 약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7일 문대통령은 “전국의 약사들이 봉사의 마음으로 공적 마스크 보급에 기여해 감사하다”며 “수급 안정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해 준 관계 부처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대통령 명의 감사장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12일 SNS를 통해 “지난 137일 동안 약국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고마운 존재’였다”며 “많은 국민에게 사명감을 갖고 고생한 약사분들의 노고와 헌신을 기억할 것이다. 지역 사회 보건의료기관으로서 약국의 공공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차 펜데믹, 공적 개입 할까…시스템 개선이 먼저

약국의 공적마스크 제도는 7월 11부로 종료됐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의 공적 공급이 중단된 이후 마스크 대란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이 예상될 경우, 구매수량 제한, 구매 요일제 등 공적 개입 조치를 신속하게 취한다는 방침을 시사한 상태다. 약국의 공적 개입도 고려하는 눈치다. 

그동안 약국이 마스크 대란 초기, 사회적 동요와 불만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고 불안을 안정시키는 심리적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약국 약사들은 마스크와 관련한 제도 개선 없이는 지금과 같은 ‘공적마스크’ 시스템 운영이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사태 초기 시시각각 마스크 정책이 바뀌면서 사전 통보가 없었던 만큼, 실질 시행 주체와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남 G약사는 “향후 마스크 대란이 발생할 경우 약사들이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면서 “다만 공적마스크와 관련한 지침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실행 주체와 충분한 협의를 하고, 미리 정책에 대해 논의한 후 언론을 통해 시민이 알게 되는 단계로 가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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