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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반전 천안단대 '약국개설 불가'…열쇠는 '담합 & 경상대'

재판부 1심 뒤집고 담합 우려·의약분업 취지 훼손 인정, 현장검증 승소 결정적

2020-07-24 06:00:59 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yi_seul0717@kpanews.co.kr


사건 논란의 U도매상 소유 건물

천안단국대병원 부지 내 ‘약국 개설’을 놓고 진행된 항소심에서 피고가 약국 개설 불허 판결을 받으며 1심을 뒤집고 2심에서 승소했다. 

23일 대전고등법원 재판부는 약사 A씨(원고)가 천안시(피고)를 상대로 낸 천안 단국대병원 부지 내 ‘약국개설등록불가 통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약국 개설 예정 장소는 천안단국대병원과 U도매상이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됐다”고 판결하고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달랐다. 

재판부는 “병원과 U도매상 건물의 위치와 규모, 이용 상황 등을 종합해 봤을 때 U도매상이 병원시설로 분리될 수 없다고 판단, 이는 의약분업 취지에 어긋나 약사법상 담합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약국 개설 불가 판결을 내렸다.

피고 측은 2심 승소 결과의 결정적인 요인을 3가지로 판단했다. 

지난3월 판사와 원고, 피고, 인근 약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현장검증 상황.


이번 2심 승소의 최대 변수는 ‘현장검증’이다. 지난 3월 재판부는 현장검증을 통해 약국 개설 예정 장소, 기숙사 등 건물 내부와 단국대병원과 병원의 관계를 살폈다. 

그동안 원고 측은 드론 영상을 증거로 병원과 U도매상과의 밀접한 관계를 부정했지만, 재판부는 실사를 통해 병원과 도매상과의 상관성을 보고 공간적 독립성은 어렵다고 판단, 담합의 소지가 의심된다고 결정했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약국 개설 예정 장소가 병원 부지인지 여부를 쟁점으로 강조했던 만큼 현장검증 동선이 재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측 관계자는 “1심에는 드론으로 병원과 도매상 영상 자료로만 판단했는데 완전히 다른 건물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재판부가 직접 병원과 도매상을 둘러보면서 관계성이 깊다고 판단했다. 현장검증이 승소에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대법원의 창원경상대병원 시설 내 불법약국 개설등록취소 판결도 이번 승소에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가 재판부에게는 보다 명확한 기준점이 제시되면서 불법, 편법적인 약국 개설시도는 의약분업의 원칙이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또 지난 4월 피고 측이 U도매상과 단국대병원 사이가 일반적 임대인, 임차인 관계가 아니라는 판단해 원고 측에 구석명 신청한 점도 승소하는데 도움이 됐다.

피고 측 확인 결과 부동산 계약 후 약 2년간 원고 약사는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았고, 피고 측은 이를 통해 U도매상과 약사가 일반적인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와 관련해 충남과 천안시가 업무 협약해서 운영한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했지만, 피고 측은 재판부가 U도매상 건물이 천안단국대병원 시설임을 밝히는 가장 명확한 근거가 됐을 것으로 해석했다. 

재판부의 결정에 참관하던 피고 측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여전히 약사사회에서 담합이 의심되는 약국 개설 논란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약사사회는 ‘천안 단국대병원 복지관 내 약국개설 반대’ 서명 운동을 하는 등 해당 소송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박정래 충남지부장은 재판부의 판결 후 “횟수로만 3년이다. 새벽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했다. 정말 힘든 싸움이었지만 재판부가 1심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발표해서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며 “너무 명쾌하게 약국 개설 불가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재판부가 담합은 의약분업에 반하는 행위라고 결과를 내린 것이 가장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천안, 충남시약사회 회원과 문전약국 약사들이 하나가 돼서 의약분업의 정신을 되찾고, 다시 한번 분업 취지의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천안단국대병원 복지관 부지를 2016년 U도매상이 인수해 약국임대를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천안시가 A씨의 약국 개설등록 신청에 대해 불허 판단을 내리며 소송이 시작됐다.

왼쪽부터 사건 건물의 약국점포 자리, 병원과 건물 사이에 세워진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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