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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폐업 후 근약과 동업...앞선 행정처분 승계되나?

법원, 운영행태 등 볼 때 명백히 다른 약국...법적근거도 미비 처분 무효 판결

2020-08-13 12:00:23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A약사가 단독으로 약국을 운영하다 근무약사인 B약사와 동업관계를 형성했다. 이 때 A약사가 단독으로 약국을 운영 중 발생한 잘못으로 복지부로부터 업무정지처분을 받았을 때 B약사가 약국을 단독으로 인수 해 운영한다면 처분의 효력은 B약사 약국에 이어질까.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소송에서 B약사의 주장을 인정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취소 판결했다.

앞서 A약사는 2002년 약국을 단독으로 개설해 운영하다 2005년 B약사를 고용했다. 이후 2012년 8월 A약사와 B약사는 공동명의로 약국을 개설, 운영하기로 하고 기존 약국을 폐업했다.

얼마 후 2016년, 다시 약국을 B약사의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

복지부장관은 A약사가 혼자 약국을 운영하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6개월간의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와 관련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6년 5월 경 A약사와 B약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던 약국에 대해 업무정지 20일을 처분했다.

A약사는 처분서를 받은 후 복지부에 B약사의 단독 약국은 계속 운영해도 되는지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업무정지기간인 20일간에도 약국은 계속 운영됐으며 건보공단에 2500여만원의 급여가 청구, 지급됐다.

복지부는 이에 A약사가 공동개설자에서 봉직약사로 변경해 형식적으로 B약사를 약국의 단독개설자로 변경했다며 물적, 인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만큼 B약사가 업무정지기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급여를 청구했다며 B약사 단독명의로 되어 있는 약국의 업무정지 1년을 처분했으며 공단측도 급여에 대해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B약사는 법정에서 공단측의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이 복지부의 업무정지 20일 처분이 현재 자신이 혼자 운영하고 있는 약국에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효력은 이미 폐업한 A약사의 단독약국과 공동 운영중이던 약국 중 A약사에게 국한된다며 자신은 처분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만약 복지부의 업무정지 20일 처분이 자신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이는 제자인 자신에게 사전통지 등 아무런 방어권 행사의 기회도 주지 않은 만큼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먼저 복지부의 20일 업무정지 처분사유인 위법행위가 A약사가 단독으로 운영하던 시기 이뤄진 것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한 시기는 A약사와 B약사가 공동으로 약국을 개설한지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임을 인정했다.

A약사와 B약사는 동업을 하기로 결정하며 당시 근무약사였던 B약사의 출자 가치가 동등하지 못함을 서로 인정하고 일정 기간 수익금을 매월 정산해 분배하는 대신 B약사가 세후 700만원의 고정 수익금을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법원은 인정사실과 증언에 따르면 약국 개설과 폐업, 동업관계, 운영행태를 볼 때 B약사와 A약사 간 진정으로 동업관계가 형성된 것을 알 수 있으며 동업약국은 새로운 약국으로 A약사가 단독으로 운영하던 약국과 동일한 약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B약사가 앞선 위법행위에 가담했다고 볼 정황도 없으며 국민건강보험법령에 따르면 약국을 폐업한 후 위반행위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약사와 공동으로 별개의 약국을 개설한 경우 공동개설한 약국에 대한 업무정지처분을 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점도 판단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이 경우까지 제재를 할 현실적 필요가 있다 해도 업무정지처분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선 위법행위가 발생한 약국의 대표자와 공동으로 약국을 개설한 새로운 약사 입장에서 귀책사유 없이 불의의 업무정지처분을 받게 될 위험성에 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에 이미 폐업한 A약사의 단독 약국의 앞선 위법행위를 이유로 이와 실제로 동일하지 않은 A약사와 B약사의 공동 약국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명백한 무효이며 공단의 부당이득근 환수처분도 무효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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