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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예보 믿었다가…" 재고 조절 '낭패'

폭염 예상 관련 제품 준비했다 긴 장마에 수요 없어

2020-09-16 05:50:57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서울의 A약국 약사는 올해 여름 직전 지사제와 피부 연고를 비교적 많이 주문했다. 상당한 폭염이 예상된다는 기상 예보를 듣고 내린 판단이다.

통상적으로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배탈 환자가 늘어 지사제를 찾는 경우 역시 증가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피부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않다는 생각에 예년 보다 주문량을 늘렸다.

평소라면 현명한 판단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예상은 어긋나고 말았다. 기상 예보와 달리 50일이 넘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가 이어졌고, 지사제나 피부 연고를 찾는 환자는 많지 않았다. 

추가로 주문한 제품은 약국에 고스란히 재고로 남았다. 한동안은 지사제와 피부 연고 주문은 미루고 이미 들여놓은 제품을 취급해야 할 상황이다.

A약국 약사는 "유례없는 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해서 미리 지사제와 피부 연고를 좀 더 들여놓은 것이 재고로 남았다"라며 "겨울을 대비해 감기약을 많이 준비했다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사제가 연중 꾸준히 팔리기도 하지만 특별히 수요가 많은 계절적 수요가 있는 제품인데 예년과 비교해 봐도 찾는 경우가 상당히 줄었다"라며 "비단 날씨뿐 아니라 코로나 영향이 더해져 결과적으로 여름 대비에 실패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B약국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상 계절에 대비해 약국 디스플레이를 조정하고 재배치하는데 올해는 코로나에 날씨 영향까지 더해져 모기기피제 등의 수요가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B약국 약사는 "길어진 장마 때문만은 아니고 코로나 영향이 더해진 것같다"라며 "여름에 맞춰 모기기피제 등을 전면에 배치했지만 야외활동이 줄어든 탓에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평상시라면 하루에도 몇명씩 여행 상비약을 찾는 경우도 많았는데 올해는 빈도가 상당히 줄었다"라며 "일주일을 지켜봐도 거의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덧붙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영향이 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례없는 긴 장마 등 날씨의 영향이 약국경영은 물론 수요 예측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특히 빗나간 예상 탓에 미리 준비한 약국은 재고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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