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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에 분양받은 약국, 병원입점 수 특약 해석차에 소송

법원, 운영주체 및 진료과목 다른 3개 병원 입점 해석 타당...계약 해제 인정

2020-09-23 06:00:26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20억 원에 달하는 약국분양 피해 사례가 또 다시 불거져 약사사회의 주의가 요구된다. 

약국분양 계약을 체결하며 맺은 특약이 ‘운영주체 및 진료과목이 다른 3개의 병원 입점’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인데 재판부는 피해를 호소한 약사의 주장을 인정하고 분양사에 분양대금 등 2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반환할 것을 판결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분양대행사와 소속 컨설팅 직원에게 제기한 분양대금반환 등 소송에서 A약사의 주장을 인정하고 19억 5천여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A약사는 2017년 11월 분양대행사와 건물 1층 102호를 분양대금 6억 3800여만원에, 103호를 분양대금 9억 5800여만원으로 정해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분양계약에는 특약으로 △103호는 약국으로 건물 전체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할 것 △기존 105호와 약국지정 관련 문제 발생시 시행사에서 대응할 것 △이비인후과·피부과·365열린의원 등 입점예정 △병원 미입점 시 상호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며 이유 없이 계약을 무효화하고 입금액 및 등기비용을 포함해 환불할 것을 정했다.

A약사는 같은 날 분양계약의 계약금 3억원을 지불하고 이후 잔금 12억9700여만원을 지급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다.

A약사는 이후에도 분양대행사 소속 컨설팅 직원에게 권리금 명목으로 2억 3000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2018년 1월 건물 2층 및 3층에 진료과목을 이비인후과 65진료, 피부과로 표시한 병원이 개원했으나 7월경 2층의 이비인후과 진료가 중단됐으며 10월경 3층의 피부과 진료도 중단됐다.

A약사는 입점보장약정이 ‘운영주체 및 진료과목이 다른 이비인후과, 피부과 및 365열린의원의 입점을 보장한다’는 의미라며 분양대행사는 이 같은 병원 입점의무를 다하지 못했고 이에 분양계약을 해제한 만큼 분양대행사는 손해를 배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분양대행사는 특약사항에서 ‘운영주체를 달리하는 3개의 병원이 입점한다’고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입점예정’이라고 기재돼 있어 3개의 병원 입점이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

분양대행사는 입점보장약정이 ‘회사가 입점이 예정된 이비인후과, 피부과 365열린의원의 현실적 입점을 보장하고 병원이 입점되지 않는 경우 회사의 책임과 관계없이 분양계약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거나 A약사에게 계약해제권을 유보’하기로 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결국 병원 원장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에 입점한 만큼 입점보장약정을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먼저 특약의 해석을 놓고 양측이 맞서고 있는 만큼 판단에 나섰다.

법원은 사건 분양자료, 외벽 현수막 등의 증거 등을 볼 때 입점보장약정에서 의미하는 ‘병원’이라 함은 별개의 운영주체에 의해 운영되고 진료과목이 다른 이비인후과, 피부과, 365열린의원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분양대행사가 ‘~등 입점예정’이라는 문언에 따라 ‘이비인후과, 피부과, 365 열린의원’ 입점을 약속했다 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병원이 이미 개원한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로 보일 뿐 ‘입점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분양자료 2층, 3층 평면도에는 ‘이비인후과·피부과 계약 완료, 병원 계약완료’라고 기재돼 있고 각 호실의 임대차 보증금 및 월세가 기재돼 있었으며 건물 외부 벽면에 ‘3층 의원, 2층 이비인후과·피부과 확정’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부착돼 있는 점도 A약사가 3개의 병원이 별도로 입점할 예정이라는 신뢰를 준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따라서 A약사가 분양대행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고 원상회복청구한 금액인 분양대행 합계 15억 9700여만원을 돌려줄 것을 판결했다.

A약사는 약국의 등기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법원은 소유권 취득 및 약국 점포 개설을 위해 일반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으로 인정된다며 1억 2700여만원을 돌려줄 것도 판결했다.

다만 약국 체인 가맹비로 사용된 금액과 관련해서는 분양대행사가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인정치 않았다.

A약사가 주장한 권리금 2억 3천만원과 관련한 반환청구와 관련해서는 반환을 명하긴 했지만 병원지원금 명목으로 인정하기에는 용도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사기혐의는 인정치 않았다. 

따라서 손해배상책임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권리금으로 보더라도 분양계약과 결합해 하나로 진행된 것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며 분양계약 해제에 따라 금전지급약정도 함께 해제되었다고 보고 돌려줄 것을 판결했다.

사건을 담당한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입점과목을 진료과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한 판결이다”며 “이 사건 의사가 잠시 봉직의사로 근무했다가 나갔다는 것만으로 약속했던 병원이 입점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과 약국 상가분양에 있어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병원 입점과 관련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증거를 보전해 두어야 한다”며 “계약서 작성 이전부터 필요하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꼼꼼히 따져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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