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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장기처방 "1년 처방전 흔해졌다"

코로나19 감염병 우려에 확대 양상 "지역 병의원으로도 확산"

2020-10-20 05:50:55 임채규 기자 임채규 기자 kpa3415@kpanews.co.kr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인근 A약국. 1년 단위 처방전을 비롯해 하루동안 기간이 9개월 넘는 처방전 3건이 접수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생각하기 힘든 장기처방이 최근 늘고 있다. 불과 한달 전과 비교해도 장기처방은 예사롭지 않게 늘고 있다는 것이 A약국 약사의 말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우려가 확대된 이후 장기처방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가능한 접촉점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료기관의 방침도 있지만, 병의원 방문을 꺼리는 환자의 요구가 커진 영향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약국 관계자의 말이다.


종합병원 인근 약국에 접수된 360일 처방전.

A약사는 "180일을 넘는 장기처방이 대략 한두달 전과 비교할 때 50% 가량 늘었다"라며 "기간이 1년인 처방전을 비롯해 270일이 넘는 처방전도 하루 3건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히 장기처방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코로나19 감염병 우려 때문에 약국 안에 들어오지 않고 출입문 앞에서 전화처방전을 얘기하는 환자도 여전히 있다"라고 덧붙였다.

장기처방은 비단 종합병원 인근 약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병의원에서도 장기처방은 부쩍 늘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최근 서울의 한 지역 약사회는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에서 많이 나오던 91일 이상 처방이 1차나 2차 진료기관으로 확대되는 실정이라며 조제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건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증 우려가 커진 이후 의료기관에서 환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처방을 확대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조제료에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약사회의 주장이다.

해당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비단 종합병원 뿐만 아니라 동네 병의원의 장기처방이 늘어나고 있다는 회원약국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기 처방이 증가하면 약 포장지 등 소모품 비용도 비례해서 증가하기 마련"이라며 "여러 부분을 감안해 멀리 내다보는 시각에서 조제수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경기의 또다른 지역 약사회도 조제 수가를 현실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장기 처방 조제가 빈번해지는 추세지만 이에 대한 수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약국의 조제수가는 투약일수 91일 이상의 경우 기간에 관계없이 고정돼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병원 방문을 꺼리는 접촉점을 줄이려는 의료기관과 환자의 요구가 장기처방 확대로 이어지는 추세지만 늘어나는 장기처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91일 이상 조제구간을 세분화하는 방법은 이미 제시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3차 상대가치 개편을 위한 업무량 상대가치 개발 연구' 자료에는 4개 구간으로 장기처방을 나누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91일 이상으로만 설정돼 있는 구간을 '91일에서 120일까지'와 '121일~150일', '151일~180일', '181일 이상'으로 세분화하는 방법이다. 

심사평가원 연구 자료에 따르면 91일 이상 조제건은 지난 2010년 289만건 수준에서 2018년 829만건으로 대략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 우려가 가라앉지 않은 올해 기준 장기처방은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90일이 넘고 180일이 안되는 장기처방은 970만건 이상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0일이 넘고 1년이 안되는 장기처방도 올해 7월까지 169만여건이 처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년간 180일 이상 365일 미만 처방전은 263건이었다.

남은 기간 처방 경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상당수 약국에서는 올해 91일 이상 처방조제건수가 상당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제수가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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