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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주차장 약국 '여기는 맞고~ 저기는 틀리다?!'…갈등만 증폭

법원에서도 엇갈린 원내약국 해석...법률적 가이드라인 없어 갈등 심화

2020-12-03 12:00:59 김경민 기자 김경민 기자 kkm@kpanews.co.kr


신도시가 생겨나고 대형병원의 확장 이전이 늘어나면서 원내 약국 개설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병원 주차장 건물 내 약국 개설이 많아지며 약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각 지역 보건소는 개설 허가와 취소 여부를 문의하는 민원과 고소고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서 복지부가 약국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개설 사례가 워낙 천차만별이라 현실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명확하지 않은 법적 기준으로 인해 약사간 갈등만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의 한 지역에는 500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이 신축 이전해 진료를 시작했다. 이 병원 후문에서 나와 도보 1~2분 거리에는 지하2층 지상5층의 제2주차장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1층에는 2개의 약국이 개설 허가를 받아 영업중이다. 

이 건물과 부지의 특이점은 병원과 관련된 주차장임을 표시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으며 병원 이사장이 지분의 8할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부 약사들은 거리적 근접도, 병원 이사장의 지분 소유, 건물 외벽에 제2주차장이라고 표시돼 있는 등 실질적으로 병원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내 불법 개설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 보건소는 해당 건물이 공동 소유의 개인 사유지이고, 건물과 도로의 구조와 위치 등이 특정 약국으로 유도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약국 개설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보건소는 관계자는 "해당 건물과 부지 소유자 중 한명이 병원 이사장이긴 하지만 2명이 공동 명의로 되어있기 때문에 법인이 아닌 개인 소유의 건물로 판단했다. 또한 병원과 약국 간에는 2미터 이상의 넒은 거리가 존재하고 병원 주위가 개방된 형태이기 때문에 약국 개설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역 약사회 역시 보건소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한곳의 약국으로 유도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과의 담합 등의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지역 분회 관계자는 "건물에 약국 1곳이 추가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 전용통로가 아닌 분산형 통로이기 때문에 담합이나 불법 개설로 보이진 않는다"며 "이와 관련해 민원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원내 약국에 대한 명확한 법적 구분이 없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법원에서도 엇갈린 병원 주차장 약국 개설

최근에는 이와 비슷한 상황의 판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이 서로 다른 판결을 내리면서 법원에서도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었다.

수원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약사가 수원시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인 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지자체가 개설을 불허한 약국에 대해 1심 판결을 뒤집고 허가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병원, 약국 건물이 독립돼 있고 양 측 간 담합 가능성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약국이 입점되는 신축 건물과 병원은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돼 있고 약국과 병원 운영자 등이 의약분업을 위반해 담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해당 주차장 부지에 병원과 관련된 주차장임을 표시하는 문구나 푯말이 따로 없고 외관상으로 신축 건물과 병원 건물 사이에 유사한 점도 없어 환자가 병원과 관련 있는 약국으로 오해할 만한 소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원내약국 개설금지법' 필요성 절실 

원내 약국 등 불법 개설을 금지하는 내용의 '원내약국 개설금지법'이 21대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지난 6월 약국 개설 기준 개선을 담은 의료법 일부 개정안과 약사법 일부 개정안을 동시 대표 발의했다.

이는 병원내 약국 개설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의약분업 취지와 유통시장 건전성을 벗어나는 편법적 약국개설을 방지하기 위해 제안된 법안이다.

의료기관과 같은 건물에 약국을 개설하거나 위장점포를 개설해 병의원과 같은 층에 약국을 입점하는 등 환자의 약국선택권을 제약하고 의약분업의 취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고, 독점약국 입점을 위한 브로커, 병의원 및 약국 간 담합 등 폐해가 많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으나 끝내 통과가 무산된 바 있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되고 있다.

기동민 의원은 "약국의 시설안 또는 구내뿐만 아니라 약국과 인접해 있는 약국 개설자 등의 소유의 시설 또는 구내에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는 등 현행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의약분업의 취지를 살리는 한편 의약품 유통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려고 한다"는 발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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