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 인상 예정이라고 합니다. 재고 빠지는 속도가 빨라 문자드립니다."
비슷한 메시지를 받았다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라면 당장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 여부를 떠나 특히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양이 많은 약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18일 약사사회에는 한 제약사의 비타민C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얘기가 SNS 등을 통해 알려졌다. 4월부터 10%대 가격인상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현재 재고가 소진되면 리뉴얼 이후 재고가 다시 들어올 예정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가격인상은 하루만에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인상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내용이 다시 확산됐다.
약사사회는 연초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비슷한 얘기가 SNS 등을 통해 퍼지는 통에 갈피를 못잡고 있다. 소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재고 확보에 집중해야 할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입소문을 통해 전해진 얘기가 사실인 경우도 있지만 더러 잘못 전달된 경우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공급가 인상 얘기를 접했다는 A약국 약사는 "다행인 것인지 취급하는 양이 많지 않고, 약국 재고도 일부 있어 따로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적극적으로 취급해 온 약국이라면 공급가 인상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재고확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유된 메시지를 보면 제약사 담당자라는 실명까지 언급돼 있고, 아주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다"며 "재고를 확보하느라 서둘러 본 약국이라면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확인하고 가만있을 약국이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B약국 약사는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공급가 인상을 검토했다가 유보하는 과정이, 결과적으로 재고 소진을 위한 주문 유도가 돼 버렸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B약국 약사는 "때가 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가 원료가격이나 원가 상승을 이유로 공급가를 인상한다는 얘기"라며 "이번에 알려진 사례 뿐만 아니라 공급가 인상 얘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소문에 약국이 휘둘려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 얘기에 한바탕 혼란이 생기고, 실제 인상된 후에는 소비자와의 입씨름으로 약국의 고충은 이어진다"라며 "매번 반복되는 약국 현장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혼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아쉽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