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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삐에로·노파머시까지…신세계와 악연은 현재진행형

이마트 측 "노파머시 약사 부정 의미 아닌 생활건강 의미" 해명에도 의혹 여전

2021-02-23 05:50:43 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yi_seul0717@kpanews.co.kr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 ‘노파머시(no pharmacy)’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둘러싼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마트 측은 약사공론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파머시’에 대한 출원했을 뿐, 건강기능식품 사업 전개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노파머시 명칭과 관련해서도 “건기식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름을 찾기 위해 건강은 습관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한 것으로 약사를 부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해명(?)에도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업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의약품 사업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그간 신세계 이마트는 헬스케어 분야에 몇 차례나 도전해 왔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성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성적이지만 공룡 유통 이마트가 업계 진출 소식이 들릴 때마다 약사사회에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①2012년 ‘분스’에서 시작된 질긴 인연
신세계그룹과 약사사회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세계 이마트는 경기도 의정부에‘분스(BOONS)’라는 드럭스토어를 론칭했다. 이는 할인마트 브랜드 중 처음으로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기업의 돌파구였다. 

분스는 100평 규모의 공간에는 미용·건강식품·식품·약국이라는 네 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되며 이 약국에서는 약사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상주해 일반의약품을 판매했다.

특히 헬스와 뷰티에서 더 나아가 간단한 식음료 쇼핑까지 한 매장을 목표로 내세우며 헬스앤뷰티스토어의 전신인 드럭스토어의 강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약 없는 '드럭스토어'의 유통시장 공략은 약국가에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실제 대기업 드럭스토어 인근 약국들은 한때 주력 품목이었던 약국화장품을 비롯해 뷰티&헬스용품의 매출이 급감, 코너 자체를 폐쇄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하지만 분스는 실패했다. 론칭 초기만 해도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는 듯했으나 주요 매장에서 적자를 기록, 철수를 결정했다. 

분스 안 약국도 의약품 매출 비중이 미미해지면 출범 3년차에 철수라는 실패를 경험했다. 

②분스 실패 뒤 절치부심…2016년 ‘부츠’ 도전
분스의 고전을 딛고 이마트는 다시 한번 H&B(헬스앤뷰티) 브랜드에 재도전했다. 이번에는 세계 최대 드럭스토어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와 손을 잡았다.

당시 헬스앤뷰티숍은 경쟁이 치열해진 시기로 올리브영이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왓슨스코리아, 롯데 롭스 등이 경쟁하던 시기였다. 이에 이마트는 프리미엄 콘셉트로 승부수를 띄우며 2016년 자사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부츠(Boots)' 1호점을 유치했다.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대기업이 드럭스토어 입점 소식에 약사사회는 들끓었다.

당시 대한약사회는 매머드급 드럭스토어의 국내시장 진입에 대해 동네약국이 궤멸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부츠의 유치를 강행할 경우 약사사회 전체의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대형마트 매장 내 약국과 부츠의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며, 어떤 형태로든 이것은 ‘대기업 영리법인 약국’의 성격을 띠고 국내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부츠 역시 선발주자와의 차별화에 실패하며 3년 만에 고배를 마셨다. 

대기업 드럭스토어들은 수익성에 대한 의문, 입지개발의 어려움, 약국과의 경영 시스템 및 역할 구분 혼재 등의 어려움에 처하며, H&B스토어로 방향을 선회하거나 사실상 사업을 정리했다.

③일본 컨셉 벤치마킹…2018년 ‘삐에로’ 상륙
그리고 2년 뒤인 2018년 신세계는 다시 한번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마트는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모델로 잡화점 ‘삐에로쑈핑’을 선보였다. 4만여 가지 상품의 구성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한 번에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슈에 성공했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의 건강 관련 상품이 약사사회와 마찰을 빚게 됐다. 의약품이 아닌 건강 관련 제품을 한 곳에서 구입하도록 했는데 바로 이 모습이 문제가 됐다.
 
삐에로쑈핑 제품들의 상당수가 약국을 기반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인 데다가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약국은 가격 경쟁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

실제 삐에로쑈핑은 의약외품을 중심으로 현재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군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근 약국가의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했다. 
 
그간 드럭스토어 등을 통해 일부가 판매되던 것이 이제 한 번에 많은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매장까지 등장하게 되며 위기감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또 약사사회는 이마트와 갈등을 빚었다.

④약사 부정하는 노파머시?! 이마트 해명에도 논란 여전
이처럼 이마트와 약사사회의 불편한 관계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특허청에 ‘노파머시(no pharmacy)’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마치면서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이마트는 특허청에 ‘no pharmacy’란 상표 5건 중 5류에 출원하면서 논란이 됐다. 5류가 약제 등 건기식을 해당하고 있는 분류번호라는 점에서 이마트가 의약품 유통시장 진입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특히 노파머시라는 명칭은 약사사회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노 재팬’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특정 직능인 약사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본지에 “노파머시는 약사와 약사단체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닌, 매일의 건강습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건기식을 소비자에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면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상품권 출원을 진행했다”라며 “하지만 이는 상표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진행한 것일 뿐, 약사단체와 약사를 무시하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마트의 해명은 약사사회를 납득 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약사사회는 ‘노파머시’ 명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명칭 사용중지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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