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후문이 폐쇄 1년 만에 개방됐지만, 인근 문전약국가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북삼성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2월 중순부터 후문 출입구를 개방한다고 공지했다. 병원이 공지한 출입구는 후문 문전약국가가 있는 C관으로 이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의 여파로 통제된 지 1년 만의 개방이다.
폐업까지 고려할 정도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어야 했던 문전약국가에 후문 출입문 개방은 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었다.
반가움도 잠시 문전약국가에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C관 출입구는 병원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 약국을 오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병원 내부에 지하 1층을 ‘출입구’라고 알리는 표시가 전혀 없어, 약국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확인 결과, 병원 층별 안내, 엘리베이터 등에서는 지하 1층이 출입구라고 알리는 안내 표시를 찾기 어려웠다. 이에 지하 1층에 위치한 약국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는 더욱 더딜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후문 문전약국가는 폐쇄 이전과 비교해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후문 약국으로 유입되는 처방전은 전체 외래의 10%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약국당 하루 처방전이 2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약사는 약국 앞에 ‘현수막’을 걸어 후문 개방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후문만 개방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문전약국가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인근 A약국 약사는 “후문만 개방되면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개방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서 맥이 빠진다. 후문으로 하루 처방전 500건 이상은 나올 줄 알았는데 여전히 외래 10%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후문 인근 약국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이 크다”라고 토로했다.
이 약사는 “개방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정말 폐업을 고려할 때인 것 같다. 그간 폐업은 되도록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정도로 버텼는데 이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어쩌면 올해 폐업하는 약국들이 늘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약국가는 후문 개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우선 병원 측에 ‘약국’ 표시는 아니더라도 ‘출입구’ 표시가 가능한지 요청할 계획이다.
또 다른 문전약국 B약국 약사는 “병원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환자들도 공사가 진행되는 곳을 한참 지나 약국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자의 편의를 고려해서라도 약국 표시는 아니더라도 출입구라는 표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출입구가 병원 지하 1층이기 때문에 출입구라고 인지를 못 하는 게 크다. 후문 개방은 환영할 일이지만 개방 이후에도 문제가 있을지 몰랐다”라며 “우선 병원 측에 요청을 생각 중이며 후문 개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