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감소하면 몸값이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약국을 개설할만한 입지를 찾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신도시급으로 대규모 택지가 들어서며 약국 입지가 생기는 사례가 줄었고, 신규 상가 역시 예전만 못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병의원 인근에 들어선 적지않은 약국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두는 모습이라 약국 입지를 찾는 눈길이 서서히 기존 약국으로 쏠리는 양상이다.
컨설팅 관련 업체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약국을 개설하려 여럿이 관심을 가질만한 조건의 상가에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뜸하다"라며 "안정적인 입지의 약국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이후 약국 개국에도 리스크를 줄이려는 경우가 많아진 때문"이라고 말했다.
약국 개국과 관련해 다소 부정적인 얘기가 많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1년여 사이 약국 운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개국과 관련해 긍정적이기 보다는 그렇지 않은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약국 개국 경험이 없는 약사의 경우 선배약사나 주변의 얘기도 중요하다"라며 "당장 들리는 얘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얘기만 들리는 상황이라 당연히 개국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도 새로운 자리 보다는 기존 약국 자리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약국으로 운영돼 온 자리의 몸값은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추세가 반영돼 약국을 매도하려는 경우 지금까지 보다 높은 수준의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조제료 등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권리금을 코로나 이전보다 대략 20~30% 가량 높여 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권리금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매매가 성사되지 않으면 자신이 계속 운영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적지않다는 얘기다. 매도하려는 입장에서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염병 우려가 커진 이후 개국을 미뤄온 경우도 이제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수요가 더해져 개국 경쟁은 한동안 계속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새로 들어서는 신도시나 상가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기존상권에 관심을 갖는 모습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신도시는 거의 마지막이거나 손바뀜이 일어나는 시기라 기존 약국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만큼 권리금 등도 덩달아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