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타이레놀' 복용을 권한 방역 당국은 대한약사회의 지적에 빠르게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품귀 현상을 보이는 타이레놀 때문에 약국 약사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할 것이다. 같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을 보이면 콕 집어 타이레놀만 고집하는 고객들 때문에 많은 약사들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은 오랫동안 해열제 상비약으로 꼽히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할 정도로 유명 제품임은 틀림없다. 타이레놀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꾸준히 잘 팔리는 이른바 약국 스테디셀러 품목 중 하나이다.
먹는 약 성분명 모르면, 같은 약도 못 사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는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할 만큼 제품이 다양하지만, 방역 당국이나 접종 현장에서도 특정 상품명만 언급된 이유는 '많이 알려진 품목'이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상품을 방역 당국이 나서 광고해 주고, 약국에서는 같은 성분 약을 쌓아 두고도 '그' 제품이 없어 고객들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는 촌극이 벌어진 이유는 상품명 중심의 건강보험 시스템 탓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약계 일각에서는 성분명을 알수 있는 국제일반명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제일반명((International Nonpropietary Names,INN))은 의약품의 이름을 짓는 작명법으로 특정 의약품의 화학적 결합상태, 분자구조를 부르는 '화학명'(Chemical Name)과 성분의 형태와 작용 기전 등을 조합해서 만드는 방식이다.
약사회는 INN도입으로 안전한 의약품 처방조제 환경을 마련하고 국민의 알 권리 증진 및 환자 안전을 제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타이레놀 코로나19로 판매량 급증그렇다면, 타이레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국에서 얼마나 더 팔렸을까.
이에 약사공론은 약국경영지원 전문업체 A사의 포스 자료를 통해 전국 약국 3000개소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판매량을 비교해 봤다.
2만 3천여개 전체 약국의 판매 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전국 3000여 개소의 약국 정보인 만큼 해열진통제 판매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9년 1분기(1~3월)에 타이레놀은 5만여개 수준으로 다른 품목보다 월등히 많이 팔리는 수치를 보여 줬다. 게보린, 사리돈, 그날엔, 펜잘 등 유명 품목의 판매량을 전부 합쳐도 타이레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1분기 약국 3000개소 해열제 판매 현황
이미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타이레놀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점에서 판매량이 껑충 오른다. 2020년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 2020년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라고 권고하면서 '타이레놀'의 관심이 급증한 바 있었다.
당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명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레놀' 계통의 의약품으로 알려지면서 약국에서도 판매가 증가했고, 병의원 기피 현상으로 가정상비약으로 구매가 증가했다는 기사도 보도된 바 있다.
2021년 3월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발열 통증에 '타이레놀'이 또다시 언급되면서 다시 판매가 증가하는 수치를 보인다. 이는 백신 접종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3월과 비교하면 약 2.7배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소폭 증가한 다른 품목에 비해 타이레놀의 판매 수는 10만 개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 3000개소 기준)
한편, 대한약사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국민 안내와 관련, 방역 당국에 해열제 상표명 언급에 주의가 필요하며 의약품 품귀 현상 등 사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할 것을 당부하고, '백신 접종 후 발열 및 근육통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복용, 특히 야간에는 650mg 서방정' 제품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