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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원내약국 소송 3전 3승…거대자본 진출 '어떻게 막았나'

재판부 동산병원 동행빌딩 약국개설 취소 판결, 약사사회 긍정적 선례 남겼다 평가

2021-08-13 05:50:59 김이슬 기자 김이슬 기자 yi_seul0717@kpanews.co.kr

2년여의 다툼 끝에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동행빌딩 내 약국개설 불가 판결이 나오면서 약사사회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창원 경상대병원과 천안 단국대병원 재판에서 약국개설 취소 판결이 나온 데 이어 마지막 남은 대학병원 원내약국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약사사회는 대학병원 소송 3전 3승 전승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이번 판결은 병원 재단이 인근 부지를 매입한 후 수익용 건물에서의 약국개설 추진을 저지한 만큼 약국개설 허가 과정에서 또 하나의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1심만 2년째…우여곡절 재판 끝 승소

12일 대구지방법원원 동산병원 동행빌딩 내 ‘약국개설 처분 취소’ 1심 소송에서 약국 4곳에 대한 허가 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약국개설 예정인 장소의 의료기관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되지 않았다고 판단, 약사법 제20조 5항 3조에 의거해 약국개설 취소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국은 병원부지의 일부를 분할한 장소에 개설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약국이 위치한 동행빌딩의 용도 관리 및 소유관계 등을 비춰 약국이 병원과 독립된 장소에 위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병원 재단이 인근 부지를 매입한 후 수익용 건물을 신축해 약국 임대를 시도한 과정에서 보건소에서 약국 개설을 허용하자 지난해 대구지부(원고)가 달서구보건소장(피고)을 상대로 소송하면서 불거졌다. 

재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재판기일이 연기되거나 변경되기 일쑤였고, 올해 2월에는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1심만 약 2년째 진행됐다.

유사한 사례인 경상대병원과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승소한 전력이 있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이어지며 결과가 급발전된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특히 앞선 천안 단국대병원 편법약국 소송에서 승기를 쥘 수 있었던 ‘현장검증’이 바뀐 재판부에 의해 기각되면서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약국이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돼야 한다는 대한약사회와 대구지부, 인근 약사와 환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건물 인근 약사, 환자 등 원고적격 인정

이번 판결에서는 해당 건물 인근에서 다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2명 및 동산병원 환자 1명에 대한 원고적격을 인정한 결정도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의 이 같은 해석은 약국개설 허가 시 인근 약국 약사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제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부는 대한약사회와 대구지부는 약국개설등록처분과 관련해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적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약국개설 등록 장소를 제한적으로 운영하도록 한 이유는 약사들이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인근 약국 개설자의 위치 등을 보면 원고적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편법약국 막는 법적 테두리 또 마련했다

창원 경상대병원과 천안 단국대병원 소송에 이어 또 한 번의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약사사회는 다양한 편법적인 방식의 약국개설 시도를 막는 법적 테두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상대병원 사건은 병원부지 내 편의시설동(이하 남천프라자) 약국 입점으로 논란이 발생했고, 단국대병원 소송의 경우 복지관 부지를 2016년 U도매상이 인수해 약국 임대를 시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이전 개원하는 과정에서 계명재단이 병원 정문 일대 토지를 매입한 뒤 동행빌딩을 신축하고 약국 입점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됐다.

경상대병원과 단국대병원, 계명대의 ‘약국개설등록 취소 소송’은 병원 내 편법적인 약국개설과 전대차 계약 등을 통한 우회 방식을 시도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조금씩 사례가 다르다. 

이처럼 여러 사례에서 거대 자본의 약국개설 시도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약사사회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조용일 대구지부장은 “재판부에서 올바른 판결을 내려줘서 약사들의 권익이 보장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울컥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조 지부장은 “약사를 위한 테두리가 마련됐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선례를 남겼다”며 “대한약사회의 협조가 컸다. 또 경남지부, 충남지부 등 약사회 조직이 그동안 노력한 결과가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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