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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궁박한 상황' 이용한 건물주의 위약금 요구 '줘야할까'

결혼 등 타 지역 이전 이유 새 임차인 알선 월세 인상까지...항소심도 '폭리 악의' 원심 유지

2021-12-02 12:00:57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가 결혼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임대차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과의 새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구하며 기존 계약 합의해지를 원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할까.

점포주와 임차인 약사 간 위약금에 대한 다툼이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약사의 주장을 인정했다.

점포주와 약사는 약국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전 해지를 이유로 지급된 위약금 1억 원과 관련해 다툼이 진행됐는데 이에 대해 법원이 약사의 궁박한 상황을 악용했다고 본 것이다.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A점포주가 B약사에게 제기한 위약합의금 관련 항소심에서 원심을 그대로 인용해 A점포주의 주장을 기각 판결했다.

B약사는 권리금 2억 6500만원으로 기존 약사에게 약국 권리를 양수하고 A점포주와 2017년 12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00만원, 계약기간 5년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B약사는 계약기간 만료 전 결혼 등의 이유로 주거지를 이동하게 되어 약국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점포주와 임대차계약 합의해지에 나선다.

하지만 수 차례 설득에도 점포주가 받아들이지 않자 중도해지로 인한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결국 2020년 1월 합의해지한다.

이후 B약사는 새로운 임차인 C약사로부터 권리금 2억 5000만원을 받고 C약사는 A점포주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0만원으로 약국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B약사는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불공정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지급하지 않는 한편 보증금 50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원심에서는 A점포주가 새 임차인 계약으로 월세가 50만원 오르는 등 손해가 없는 상황에서 B약사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폭리행위의 악의를 갖고 위약금 계약을 체결했다며 B약사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법원, 점포주 약사 궁박한 상황 악용...원심 판결 유지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B약사의 곤궁한 사정을 이용해 1억 원 위약금 계약을 체결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항소 법정에서 A점포주는 임대차계약 해지를 원하지 않았는데 B약사가 합의해지를 설득하기 위해 먼저 적극적으로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며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항소 법원은 B약사가 임대차계약 해지 및 새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제안했으나 A점포주가 거절했으며 약국을 양수한 C약사가 약국에 머무르며 인계를 받고 있었는데 B약사에게 점포주가 해지를 거절한다는 말을 듣고 임대료 또는 보증금 인상을 감수하더라도 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A점포주가 B약사와 C약사 간 권리금 계약을 알게 된 이후 권리금의 절반에 가까운 1억 원을 위약금으로 주면 C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이에 1억원 위약금 지급 약정이 체결됐다고 보았다.

법원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5년으로 되어 있어 점포주가 B약사의 해지요구에 응할 의무는 없었지만 C약사와 월세 50만원을 인상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만큼 점포 이용현황이 달라지거나 손해가 발생하는 등 합의해지를 거부할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고 보았다.

이어 그럼에도 위약금 계약을 체결한 것은 점포주가 B약사의 곤궁한 사정을 이용해 과도한 이익을 얻으려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B약사가 먼저 점포주에게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는 점포주 주장과 관련해서도 뒷받침할 증거가 없으며 B약사는 오히려 권리금에서 1500만원의 손해를 보는 등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아울러 점포주는 B약사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점포주는 1억 원의 위약금을 받는 반면 B약사는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 하는 것 외에 특별히 없으며 권리금 회수는 임차인들 간 권리금 계약이므로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점포주는 또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으며 B약사가 궁박, 무경험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B약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 임차인을 찾아 약국 인계를 시작한 상황에서 점포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새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며 위약금 1억 원 지급을 조건으로 합의해지에 응한 것은 B약사의 궁박한 상황을 알면서 이용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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