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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통한 약국 계약도 브로커 '수수료' 못 받는다

법원, 알선 외 특별한 용역제공 없는 무자격 컨설팅 행위 무효…권리금 계약금 반환 판결

2022-01-13 05:50:53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임대인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컨설팅 업자가 공인중개사를 통해 권리금과 임대차계약을 진행하는 등 약국 입점과 관련한 전반의 사항을 진행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았다면 문제가 없을까.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B컨설팅 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A약사의 주장을 인정해 B컨설팅 업자가 A약사에게 7000만원을 반환할 것을 판결했다.

사건의 전말을 보면 B컨설팅 업자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브로커로 약국 점포 임대를 희망하는 임대인에게 약국 임대에 관한 권한을 위임 받은 후 공인중개사에게 향후 있을 권리금계약과 임대차계약 중개를 의뢰한다.

이에 공인중개사가 약국 점포에 대한 광고를 진행했는데 이를 본 A약사는 공인중개사와 약국이 문제없이 개설될 수 있도록 하는 약국개설용역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A약사는 약국을 개국하기 위해 공인중개사의 중개로 임대인과 임대차 기간 5년, 보증금 1억 5000만원, 월세 600만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

권리금과 관련해서는 B컨설팅 업자와 1억 5000만원으로 하는 권리금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즉시 7000만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법원에서는 B컨설팅업자와 체결한 권리금계약이 쟁점이 됐다.

A약사는 법정에서 권리금계약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B컨설팅업자가 중개행위를 하며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한 권리금계약이 무효가 아니더라도 B컨설팅업자는 소아청소년과의원 및 이비인후과의 입점 의무가 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해제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컨설팅업자는 임대인의 임대중개의뢰로 인해 권리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권리금 1억 5000만원 중 대부분의 금액이 같은 건물 내 위치한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병원시설지원금으로 사용됐으며 임대인의 동의하에 3000만원만 컨설팅비용으로 받은 것이라며 A약사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A약사의 병원 입점 의무 주장에 대해서도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사건을 따져볼 때 B컨설팅업자가 임대인들의 중개 의뢰를 받아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A약사에게 약국 점포를 소개했다며 이는 임대차계약과 권리금계약 등을 알선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무자격자의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먼저 B업자가 A약사에게 양도할 권리는 당초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도록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업무를 진행했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리금이 1억 5000만원으로 책정된 과정을 살폈다.

법원은 B업자가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병원 시설지원금으로 6000만원씩 지급되고 컨설팅 비용 3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볼 때 임대인들을 위해 임대차계약을 알선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약사 입장에서 권리금은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 개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약국 계약을 알선한 것에 대한 수수료이고, 임대인들 입장에서는 B업자가 약국 점포의 임대차계약을 알선하는 데 대한 수수료 전부를 임차인인 A약사로부터 받는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보았다.

아울러 B업자가 A약사를 위해 중개행위와 다르게 컨설팅 업무를 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중개행위에 대한 수수료 외 다른 이유로 돈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따라서 B업자가 받은 권리금은 무자격자가 중개업을 행한 것으로 이에 대한 수수료 지급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계약금 7000만원 중 병원시설지원금이 포함됐다고 해도 권리금계약에 담긴 병원의 개원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계약이 소멸됐다며 계약금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판결했다.

A약사를 변호한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브로커들이 약국점포 소개행위, 중개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법을 회피하기 위해 권리금계약, 컨설팅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계약서의 명칭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실질적 내용에 따라 판단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자격자가 공인중개사의 행위를 초과한 특별한 용역제공이 없는 이상 권리금계약이라고 작성하더라도 무효로 판단 받을 것”이라며 “설사 무자격자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반환의무는 존재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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