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인한 감기약 관련 의약품 품절 사태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약국가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날짜와 수량을 정해놓고 감기약 등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제약사의 '게릴라식' 행위는 약사들의 피로도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지방 약국가에 따르면 H제약사는 24일 오후 4시 30분에 해열진통제 써스펜이알서방정 6T를 60개 수량 제한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에는 선착순으로 1인당 주문을 100개로 제한하고 인후 염증완화제 목앤의 주문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이에 지방의 A약사는 의약품 확보를 위해 미리 써스펜이알서방정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기 위해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검색 단계부터 오랫동안 로딩 상태가 이어졌고 겨우 장바구니에 넣는 데 성공했지만 '주문 불가' 안내가 뜨더니 1분 만에 해당 의약품은 품절됐다. 그렇게 A약사는 또 감기약 확보에 실패한다.
A약사는 "감기약, 해열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도대체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역마다 조금씩 풀리는 시간대가 다른 것 같은데 결과는 늘 똑같다. 1분 만에 공지된 의약품이 품절된다. 1분 컷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단 검색할 때부터 로딩이 계속 걸려서 시도조차 못 한 셈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지난주부터 계속 이런 식으로 주문을 받고 있는데 쉽지 않다. 조제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환자 불평을 또 감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약사도 "목앤을 주문하려고 대기 중이었는데 계속 버퍼링 걸리더니 1분도 안 돼서 다 품절됐다. 애초에 재고가 0이었던 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며 "두통없이 살아왔는데 품절약 구하자고 두통을 앓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제약사는 지난주에도 해열제를 선착순으로 판매했다가 동시간대 주문이 폭주하며 약사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제약사는 전문업체 서버 튜닝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사과 공지까지 올렸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약사들은 온라인몰 선착순 주문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B약사는 "제약사는 공평하게 공급되게 하기 위한 지침이라고 하지만 약사들이 그 시간대만 면 컴퓨터 앞에서 주문 전쟁을 치러야 한다. 조제라도 하고 있거나 환자 응대를 하고 있으면 주문 시간대를 놓치게 되는 약사들도 있고 결국 또 약 구하기 삼만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곤란하다. 서버 문제도 계속 지적돼왔던 문제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 같다. 영업사원을 통해서 미리 수량을 접수받고 등록을 해두는 방식이면 이런 혼란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