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제도화 발언을 두고 세대간 갈등이라는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사사회 전체가 힘을 하나로 모아 대응해야 할 사안을 두고 힘을 분산시키는 언급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비대면 투약을 두고 세대간 생각이 다르다는 말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중장년 약사의 판단과 비교적 젊은 약사들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 일부의 얘기다. 지난주 비대면을 옹호하는 한 약사의 발언이 나온 이후 세대간 갈등 아니냐는 말이 간혹 들리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약사사회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생각을 하나로 모아 함께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는 얘기에 오히려 힘이 실리고 있다. 조금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약배달을 세대간 의견이 다른 것으로 선을 긋기는 힘들다는 게 다수의 판단이다. 상황을 보는 시각이나 우선순위, 실행전략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세대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A약국 약사는 "비대면 투약을 두고 마치 세대간 갈등 구도로 상황을 갈라치기 하는 경우가 있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을 옹호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대면 투약을 세대간 갈등이라며 몰아가고, 사적인 이익을 위해 전체 약사의 미래를 바꾸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불법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회초년생 약사와 20~30년 넘게 활동해 온 약사의 시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약사나 약국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불법을 합법화하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B약국 약사는 "현행 법상으로도 불법인 약배달을 바라보는 판단이 어떻게 나이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약사사회 전체가 불법을 합법으로 포장하는 물꼬가 트이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무슨 근거로 세대를 구분해 판단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B약국 약사는 "연령대로 선을 긋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지혜를 찾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원격의료산업협의회를 중심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여한 한 약사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약사사회의 반발을 불러왔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복약지도 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대면 진료가 의약계의 복약지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약사사회는 발언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격앙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