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업체 물류센터 내에 약국을 개설한 서울 S구의 '창고형 조제약국'이 최근 간판을 달고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서 약사사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역 약사회는 해당 약국 개설 약사와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창고형 조제약국의 문제점을 꾸준히 알리며 설득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약사사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보건소의 개설 허가를 받은 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던 서울 S구의 창고형 조제약국이 최근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약국 개설 허가 후 한 달이 넘도록 약국이 운영되지 않자 보건소 측이 '폐업'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설치된 간판은 약국 이름이 새겨진 시트지 형태로 배달대행 업체 건물 정면이 아닌 측면에만 부착된 상태다. 측면에만 약국 이름이 있다 보니 여전히 환자들에게는 '약국'이라는 인식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배달대행 업체 사무실 내부에 약국에 위치해 있다 보니 지문을 인식하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한 상황으로, 환자의 접근성도 제한돼 있다.
약사사회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창고형 조제약국이 간판까지 달며 영업을 본격화하자 약사사회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약사회는 해당 약국 개설 약사와의 만남을 통해 창고형 조제약국이 약사사회 미치는 영향을 전달하며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S구 분회는 보건소가 허가 후 약국을 찾았지만 개설 약사는 만나지 못하고 관리 약사에게 창고형 조제약국이 동네약국의 존립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전달한 바 있다.
S구 분회 관계자는 "간판이 시트지 형태로 측면에만 부착해 놓은 상태다. 환자가 약국을 이용하려면 지문을 찍고 들어가야 하는 등 접근은 지금도 어렵다. 개방도 돼 있지 않아서 약국이라는 인식을 없는 상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판을 달았다고 해서 약국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약사회는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설 약사와의 계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 약사회는 창고형 조제약국이 우후죽순 발생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코로나로 인해 2020년 2월 시행된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지침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명확하지 않은 지침으로 인해 기형적인 약국 형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다.
분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 확진자 감소가 눈에 띄는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지침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재택 환자가 줄면서 병원에서도 대면 진료 환자가 증가한 만큼 해당 지침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정부의 애매한 지침이 약사사회에 창고형 조제약국이라는 기형적 형태의 약국을 만들어 냈다. 대한약사회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함께 정부에 지침 폐지에 대한 의견을 같이 전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