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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앞 병원 폐업시 권리금 반환 약속 지켜라

법원, 약국개설 불가 행정처분 피하려 위치 옮긴 것 반환 사유 안된다 판결

2022-06-23 12:00:45 한상인 기자 한상인 기자 hsicam@kpanews.co.kr

약국을 인수 후 개설한 약국이 보건소로부터 개설등록 취소당할 위기를 피하기 위해 약국을 이전했을 경우 이전 임차인과 체결한 권리 양도양수계약에 주처방 '병원이 폐업할 경우 권리금을 반환'하기로 한 특약이 있어도 이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대구고등법원은 최근 A약사가 약국 권리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B, C약사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반환 항소심에서 원심의 판단을 유지해 기각 판결했다.

A약사는 B, C약사가 각각 운영하던 약국을 인수하기로 하고 권리금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다. 

B, C약사가 각각 운영하던 약국은 인근에 주처방 병원이 있었는데 병원과 약국 건물에는 담장이 설치돼 있지만 일부 철거돼 있어 환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였다.

A약사는 B, C약사가 각각 운영하던 약국을 인수한 후 합쳐 하나의 약국을 개설하기로 결정하고 B, C약사와 권리금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것.

권리금 계약 체결과정에서 A약사는 ‘병원이 천재지변 및 사망 등의 불가항력을 제외한 사유로 A약사의 개업일로부터 36개월 이내 폐업하여 약국의 영업에 중대한 차질이 있을 경우 B, C약사는 수령한 권리금은 잔여기간(N)에 대하여 월할 환산(N/36)하여 즉시 변제하기로 한다’는 특약을 설정했다.

하지만 A약사가 개설한 약국은 이후 보건소로부터 개설등록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다.

보건소가 병원과 약국 건물 사이 설치된 담장 중 일부가 철거돼 전용 통로가 되었다며 약국 개설등록취소 처분 예정을 알린 것.

이에 A약사는 보건소와 법적 다툼을 진행하는 동시에 전용 통로 조항에 따라 약국 개설등록이 취소되면 6개월 이내 약국 개설등록을 할 수 없다는 약사법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인근 건물로 약국을 이전한다.

이후 B, C약사와 체결한 특약을 언급하며 권리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

A약사는 법정에서 특약으로 적어도 36개월간은 약국 영업으로 인한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했는데 약국에 대한 행정청의 등록취소 예정 통지로 어쩔 수 없이 인근 건물로 약국을 이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특약으로 정한 ‘병원이 천재지변 및 사망 등의 불가항력을 제외한 사유로 약국 개업일로부터 36개월 이내 폐업해 약국의 영업에 중대한 차질이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권리금 일부를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특약에 직접 적용되지 않더라도 약국 등록취소는 병원의 폐업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며 특약을 유추 적용해 권리금을 반환해야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A약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약에 따른 권리금 반환 상황은 단순히 약국 영업에 차질이 있을 경우만으로는 부족하고 ‘병원의 폐업’으로 한정한 것으로 보았다.

약국의 등록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약국을 인근 건물로 이전한 것이 병원의 폐업으로 약국 영업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

법원은 A약사가 주장한 특약의 유추 적용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A약사는 임대인의 사정으로 임대차계약이 중도 해지돼 보장된 기간 동안 이용이 불가능했을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권리금 반환의무를 지게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대법원 판례가 이번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판시한 사건에서는 ‘권리금을 주고 받은 후 일정한 기간 이상으로 그 임대차를 존속시키기로 하는 임차권 보장의 약정이 있었던 경우’로 이번 사건의 경우 병원으로 특약이 한정된 만큼 인정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대법원 사건은 임대인의 사정으로 임대차계약이 중도 해지되었지만 B, C약사의 사정으로 약국개설등록취소 처분 사전통지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담장 중 일부가 철거된 담장을 복구할 경우 약국 영업이 가능했다는 점도 대법원 사건과 다른 점으로 꼽았다.

결국 법원은 A약사의 주장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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